[edaily 전미영기자] 미국의 부동산 시장에도 냉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저금리와 공급부족으로 수년간 호황을 구가해온 미국 부동산 시장에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부동산 시장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인 활황을 누리며 경제를 떠받쳐 왔다. 98년 이후 미국 100개 도시의 주택 가격 상승폭은 가계소득 증가분의 배에 달했으며 특히 최근 2년간은 가계소득 증가 속도보다 3배 빠르게 치솟았다. 뉴욕 롱아일랜드 교외 지역의 경우 98년 이후 가계소득이 14% 증가하는 동안 집값은 81% 뛰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주택가격의 이 같은 급등세가 한계에 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디시전이코노믹스의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인 앨런 시나이는 "주식이건 부동산이건 모든 자산은 가격이 극단적으로 상승하면 조정을 받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주택판매는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으나 최근 모기지 연체율이 급증한 것을 계기로 일부 은행들은 신용상태가 좋지 못한 고객에 대한 대출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돌아서 부동산 시장의 위축을 예고했다.
주식시장의 침체로 투기성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 들어가 부동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풀리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실수요에 기반하지 않은 가격 상승이 장기간 지속될 수는 없기 때문. 이와 함께 주요 도시의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상승, 가계소득 및 소비자 자신감에 악영향을 미쳐 부동산 시장에도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을 지탱해온 재고 긴축도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 재고 수준이 가장 낮았던 2000년 3월 당시 3.9개월분까지 떨어졌던 미국의 주택재고는 최근 5개월분으로 다소 증가했다.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지만 경제 상황의 변화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이미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샌포드번스타인의 추산에 따르면 금리가 0.5%포인트 올라가면 중급 주택에 대한 수요는 2백만채가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