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10월08일 08시0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7일 제약바이오 업계는 러시아에서 발생한 페스트(흑사병) 유출 의심 사고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휴마시스(205470) 녹십자엠에스(142280) 진매트릭스(109820) 등 진단업체 전반에 매수세가 이어졌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 진단업체 중 실제로 상업화된 페스트 진단키트를 보유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는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펩트론(087010)은 최대 관심이었던 일라이 릴리와 평가기간이 종료됐음에도 상업화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장 마감 이후 급락했다.
한미약품(128940)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는 장 마감 이후 한미약품의 국산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비만치료제 허가 소식에 16% 가량 상승했다.
흑사병 확산할까…진단업체 강세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RTOR·옛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국내 진단업계를 대표하는 녹십자엠에스(142280) 주가는 전일 대비 26.89% 오른 4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어 진단업체인 휴마시는 19.77% 오른 3120원, 진매트릭스는 15.21% 오른 1871원을 기록했다. 또 랩지노믹스와 수젠텍은 각각 7.85%, 6.8%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국내 진단업체 주가 상승은 러시아 페스트 연구소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시베리아의 이르쿠츠크주 페스트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28세 여성 연구원이 지난 2일 원인불명 폐렴으로 사망했다. 현지에서는 지난달 페스트균이 든 시험관 파손 사고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러시아 당국은 접촉자 약 200명을 격리·검사했지만 현재까지 추가 확진자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WHO도 일반 대중과 국제사회로의 확산 위험을 낮게 평가했다. 다만 미국은 사고 경위와 검사 결과에 대한 추가 정보 공개를 러시아에 요구하면서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페스트는 페스트균(Yersinia pestis)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세균성 감염병이다. 대표 증상으로는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전신 쇠약 등이 있다. 감염 형태에 따라 가래톳형, 패혈증형, 폐렴형으로 구분된다. 페스트는 혈액·림프액·가래 등에서 페스트균을 확인해 진단이 가능하다.
이에 진단 감염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국내 진단 업체 위주로 수급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국내 업체 중 실제로 페스트 진단 키트를 보유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한 진단업체 관계자는 “국내 업체에서 흑사병 관련 키트를 개발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단순히 감염병 관련 주로 묶여서 주가가 오르는 등 주목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상업화된 페스트 진단키트는 없지만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를 보유한 제약바이오 기업도 주목받았다. 국제약품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4430원으로 치솟았는데, 이는 보유하고 있는 ‘국제독시사이클린하이클레이트수화물캡슐100㎎’ 제품이 페스트 치료에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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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트론, 릴리와 계약 없이 평가 종료에 下 찍고 소폭 반등
이날 정규 장 마감 이후 애프터 마켓에서는 펩트론이 일시적으로 하한가를 기록했으나 이후 소폭 반등하면서 25.80% 하락한 9만6900원으로 애프터 마켓을 마감했다. 이는 펩트론이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와 2년간 진행한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 ‘스마트데포’(SmartDepot) 기술평가를 마쳤지만 기대했던 후속 상업화 계약 체결에는 이르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7일 펩트론은 입장문을 통해 “일라이 릴리와 진행한 스마트데포 플랫폼 기술평가 기간이 종료됐다”며 “기술평가 기간 종료 시점에 후속 상업화 계약 체결이라는 결과를 함께 안내드리지 못하게 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펩트론과 릴리의 협력은 정확히 2024년 10월 시작됐다. 펩트론은 당시 릴리가 보유한 펩타이드 약물에 스마트데포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플랫폼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했다. 펩트론이 릴리에 비독점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공동연구를 통해 장기지속형 제형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구조였다. 평가 대상 물질은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당시 계약기간은 평가 종료 시까지 약 14개월로 명시됐지만 펩트론은 2025년 12월 정정공시를 통해 계약기간을 기존 ‘약 14개월’에서 ‘약 14개월, 최대 24개월’로 변경한 바 있다.
평가 기간 동안 펩트론은 스마트데포의 자체 사업화 기반도 확대했다. 대표적으로 세마글루타이드를 스마트데포에 적용해 월 1회 투여를 목표로 개발 중인 비만·당뇨 치료제 ‘PT403’의 임상 1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이어 세마글루타이드 및 터제파타이드 등 GLP-1 계열 약물을 장기간 방출하는 서방형 제형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 등록결정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 펩트론은 생산능력 확대에도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펩트론은 충북 오송에 약 900억원 가량을 투자해 스마트데포 기반 장기지속형 의약품 생산을 위한 제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처럼 펩트론은 스마트데포 기반 상업화를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섰지만 릴리와 후속 상업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서 여러 부담을 떠안게 됐다.
펩트론은 “기술평가 계약에 따른 공동연구 및 평가 절차가 완료됐다는 의미이며 향후 양사 간 사업화 협력 가능성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계약에 따라 약정된 대가 역시 모두 수령했다”고 설명했다.
펩트론에 따르면 양사는 공동연구에서 확보한 결과를 토대로 상용화 가능성과 대량생산성, 시장성, 지식재산권 등 실제 사업화에 필요한 요소를 추가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후속 사업화 협력 여부와 계약 형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펩트론은 “후속 사업화 협력 여부와 구체적인 형태 및 시점은 검토와 양사의 의사결정을 통해 정해지는 사항으로 현 시점에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공동연구 및 기술평가를 통해 축적한 결과가 스마트데포 플랫폼의 상업적 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 국산 GLP-1 비만치료제 허가에 상승
한미사이언스는 애프터 마켓에서 큰 폭의 주가 변화가 있었다. 이날 주가는 14.93% 오른 6만6200원을 기록했다. 주가 급등 배경에는 한미약품 국산 GLP-1 비만치료제 품목허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에서 개발된 45번째 신약 한미약품의 ‘에페 오토인젝터주2·4·6·8·10㎎(에페글레나타이드)’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에페는 당뇨를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및 과체중 환자의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해 저열량 식이요법 및 운동요법의 보조제로 투여되는 주사제다. 시상하부 및 연수 등 중추 신경계와 위장관에 분포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음식물의 위 배출을 지연시켜 포만감을 지속시키는 기전의 비만치료제다.
GLP-1은 인체에서 식사 후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의 일종으로 혈당을 조절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식약처는 “‘에페 오토인젝터주’를 ‘신약 품목허가·심사 업무절차’ 지침에 따라 허가했으며 심사 전문인력을 포함한 품목전담팀 구성(19명), 임상시험(GCP)과 제조·품질관리(GMP) 심사, 품목허가 신청 후 맞춤형 대면회의 개최 등 한미약품과 긴밀히 소통해 신속하고 철저한 검토를 거쳐 품목허가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의 에페 허가는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첫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상업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국내 시장은 위고비·마운자로 등 수입 제품이 사실상 주도해 왔지만, 에페 출시로 가격과 공급 경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국내 생산을 기반으로 공급 안정성과 비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또 에페에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LAPSCOVERY)’가 적용돼 있어 플랫폼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에페 품목허가는 수입 의약품에 의존해야 했던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한국인 특성에 맞춘 임상 근거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국내 시장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철저한 품질 관리와 합리적인 가격 체계를 바탕으로 환자들의 건강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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