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급등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부동산 플랫폼인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에 비해 1.72% 올랐다. 올해 들어 최고 상승률이었던 지난달의 1.46%보다 큰 폭이자 2020년 9월 2.00% 이후 5년 2개월 만의 최대 폭이다. 전셋값은 매매 규제 대상 지역을 중심으로 급등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분석 업체인 집토스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매매 규제 대상에 포함된 서울 21개 구와 경기도 12개 시·구의 평균 전셋값 상승률이 지난 한 달 사이에 각각 2.8%와 2.0%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집값 상승률보다 더 높다.
정부가 주택 관련 대출 문턱을 높이고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등 강력한 규제를 동원해 내놓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불과 한 달 만에 약발을 다한 모습이다. 10·15 대책 시행 후 주택 거래가 주춤하기도 했으나 신고가 거래가 속출해 ‘부동산 불패 신화’가 여전히 작동함을 보여주고 있다. 집값 급등이 전세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전셋값이 덩달아 급등한 것은 10·15 대책의 예상된 부작용이다. 규제지역 확대에 따른 갭투자 위축이 전세 매물 급감으로 이어져 전셋값 급등을 부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상황은 대출 규제와 수요 관리만으로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수 없음을 말해준다. 충분한 주택 공급이 없으면 아무리 대출을 옥죄고 거래 규제를 강화해도 미래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심리를 꺾을 수 없기 때문이다. 10·15 대책도 공급 측면을 언급하긴 했으나 그 내용이 시장 신뢰를 얻기에는 미흡했다.
정부는 이런 점을 의식해 가급적 연내에 주택 공급 대책을 추가로 내놓을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위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내 택지 발굴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관건은 그 내용이 주택 수요자들의 패닉 바잉 심리를 가라앉힐 정도가 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공급 물량과 실행 속도의 양 측면에서 수요자들이 체감할 만큼 충실한 내용의 대책이어야 한다. 부실한 공급 대책은 시장의 내성만 키우고 더 나아가 부작용까지 초래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문재인 정부 때 뼈저리게 경험했다. 그런 실책을 또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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