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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관계자는 다음 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이 양자회담을 할 가능성에 관해 “일본 총리가 라오스에 오신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가운데 한일 간에 현재 양자회담을 협의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3일 말했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1일 이시바 총리가 선출된 후 첫 한·일 정상회담이 된다.
이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 의제에 관해 “한일 간에는 우선 처음 얼굴을 마주하고 양 정상이 셔틀 외교의 취지를 이어간다는 의미가 가장 크다”며 “양국이 해오던 문제를 더 발전적으로 잘 이행해 나가고, 지혜를 모아서 앞으로 또 한일 관계를 어떻게 더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해서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특히 내년은 1965년 한·일 양국이 국교를 정상화한 지 60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서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한 두 정상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2일 이시바 총리와 한 통화에서 “한일 양국이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중요한 이웃이자 파트너인 만큼 앞으로도 양 정상이 긴밀히 소통하면서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자”고 했다. 이시바 총리도 “앞으로 긴밀히 소통하고 연대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 정계에서 지한파(知韓派)로 꼽힌다. 2019년 양국 갈등 끝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가 종료되자 “우리나라(일본)가 패전 후 전쟁 책임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했다. 일본분 위안부 문제를 두고서도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한·일 관계 개선을 이끌어 낸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의 존재감도 여전히 크다. 이시바 총리는 총리 선출을 위한 관문인 집권 자유민주당 총재 선거에서 결선 투표 끝에 강경 보수파인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을 제치고 승리했는데 여기엔 기시다 전 총리의 물밑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기시다 전 총리는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총리가 된다면 한·일 관계 개선 등 자신의 업적이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시바 총리도 기시다 전 총리의 외교 노선을 계승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가 첫 만남에서 얼마나 개인적 친분을 다질지도 주목해볼 만하다. 이시바 총리는 주종을 가리지 않는 주당인 데다가 요리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애주가에 미식가인 윤 대통령과 잘 맞는 부분이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전 총리와 처음 대면했을 때도 한국 참이슬 소주와 일본 에비스 맥주를 섞은 소맥을 나눠 마시며 친분을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