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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내 주요보험사 8곳(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KB손해보험)의 3분기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여성임원은 모두 42명으로 1년 전 대비 8명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 비율은 9.39%로 여전히 10%가 채 안되는 상황이다.
특히 손해보험사의 유리천장은 생명보험사보다 더 단단했다. 생명보험사 3곳의 여성 임원 비율은 11.49%를 기록하며 10%를 상회했다. 반면 손해보험사 5곳의 여성 임원 비율은 8.05%로 한 자리수에 불과했다. 생보사 여성 임원수가 1년 만에 15명에서 20명으로 5명 늘어난 사이 손보사 여성 임원 수는 단 1명 늘었다.
보험사 8곳 중 여성임원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DB손보(1.56%)다. DB손보의 전체 임원 64명 중 여성임원은 1명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사외이사로, 상근 여성임원은 ‘0명’이었다. DB손보의 여성직원 비율(6월 기준)이 56.8%로,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수치다. 여성직원 비율이 높은 KB손보의 여성임원 비율도 3%에 미치지 못했다. 전체 임원 44명 가운데 1명이 여성임원으로 2.27%를 기록했다.
여성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화재로 나타났다. 삼성화재는 전체 임원 64명 가운데 11명이 여성으로 17.18%라는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임원직 여성 비율인 14.0%보다 3%포인트 이상 높아진 수치다. 삼성화재는 조직 다양성 정책으로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여성 직원 50%, 전체 여성 관리직 30%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세웠다.
여성임원 비중으로 보면 삼성화재에 이어 한화생명(12.96%), 삼성생명(12.12%), 교보생명(9.25%), 현대해상(8.92%), 메리츠화재(6.66%) 순으로 높았다. 비중이 아닌 임원 수 증가로 보면 삼성생명의 여성 임원 숫자(4명→8명)가 1년 새 2배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여성 리더 육성에 힘을 쏟고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와 업종 특성상 여성임원 수와 비중이 빠른 속도로 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여성 관리자 육성을 위한 여성 임직원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양성평등 제도가 강화되고 있다”며 “다만 여성 대졸사원 채용 비중이 타업권에 비해 낮은 데다, 워낙 보험업권이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했다보니 여성 임원의 인력풀 확보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여성 임원 수가 적은 DB손보와 KB손보 역시 여성 임원을 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DB손보는 여성 근로자가 평가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남녀 임직원 간 분리 평가를 실시한다. DB손보의 여성 부서장은 2020년 0명에서 2022년 4명으로 늘었다.
KB손보도 KB드림캠퍼스·여성부서장과정 등 여성인재 역량개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KB손보의 전체 임직원 중 여성 관리자(임원·부서장·지점장) 비중은 2017년 15.5%에서 2022년 26%까지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