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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행사에서 “나는 책임감을 갖고 미·중 경쟁을 관리하려 한다”며 “미국은 중국과 경제적 디커플링을 하는 게 아니라 디리스킹을 추진하고 (관계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망 등을 중국과 완전히 분리하는 디커플링에 비해 공급망 재편 수준의 디리스킹은 대중 견제의 수위가 온건하다고 할 수 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를 위해 미국을 찾은 시 주석과 양자 정상회담을 열었다. 미·중 정상이 얼굴을 맞댄 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1년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을 시작하며 “경쟁이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고 상호 이익에 부합하면 전 세계에서 함께 일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CEO 행사에서도 “우리 대화는 줄곧 솔직하고 건설적이었다”며 “나는 시 주석에게 미국은 갈등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걸 재차 강조했다”고 회담 내용을 전했다. 이어 “세계 양대 경제대국 관계가 안정적이면 두 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좋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모든 게 쿰바야(장밋빛 이상주의)는 아니다”고 했다. 그는 “우린 공정하고 평등한 경제적 경쟁을 유지하고 지적 재산을 보호하는 문제에서 중국과 차이가 있다”며 “현명한 정책과 강력한 외교로 이 문제를 계속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요한 안보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표적화된 조치를 취해왔다”고도 덧붙였다. 중국과의 전면 대립을 피하되 반도체 수출 규제·첨단 산업 투자 제한 등 지금의 대중(對中) 견제 정책 기조는 유지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여전히 태평양 지역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고, 태평양 지역은 미국에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일본·인도 등과의 기술 협력을 바이든 행정부 태평양 외교의 성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