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과 디커플링 안 한다…불공정 경쟁엔 계속 대응"

박종화 기자I 2023.11.17 08:24:55

APEC CEO 행사서 미중 정상회담 성과 소개
"미중 관계 안정, 전 세계에도 좋아"
"안보 이익 보호 위해 표적화된 조치"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년 만에 재회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경제적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안보 보호와 공정 경쟁을 위해선 필요한 조치를 마다치 않겠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 위치한 ‘파일롤리 에스테이트’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AFP)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행사에서 “나는 책임감을 갖고 미·중 경쟁을 관리하려 한다”며 “미국은 중국과 경제적 디커플링을 하는 게 아니라 디리스킹을 추진하고 (관계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망 등을 중국과 완전히 분리하는 디커플링에 비해 공급망 재편 수준의 디리스킹은 대중 견제의 수위가 온건하다고 할 수 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를 위해 미국을 찾은 시 주석과 양자 정상회담을 열었다. 미·중 정상이 얼굴을 맞댄 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1년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을 시작하며 “경쟁이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고 상호 이익에 부합하면 전 세계에서 함께 일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CEO 행사에서도 “우리 대화는 줄곧 솔직하고 건설적이었다”며 “나는 시 주석에게 미국은 갈등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걸 재차 강조했다”고 회담 내용을 전했다. 이어 “세계 양대 경제대국 관계가 안정적이면 두 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좋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모든 게 쿰바야(장밋빛 이상주의)는 아니다”고 했다. 그는 “우린 공정하고 평등한 경제적 경쟁을 유지하고 지적 재산을 보호하는 문제에서 중국과 차이가 있다”며 “현명한 정책과 강력한 외교로 이 문제를 계속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요한 안보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표적화된 조치를 취해왔다”고도 덧붙였다. 중국과의 전면 대립을 피하되 반도체 수출 규제·첨단 산업 투자 제한 등 지금의 대중(對中) 견제 정책 기조는 유지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여전히 태평양 지역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고, 태평양 지역은 미국에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일본·인도 등과의 기술 협력을 바이든 행정부 태평양 외교의 성과로 제시했다.

APEC 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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