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이어진 국제 에너지값 고공 행진 충격이 여전한 모습이다. 이 기간 원유 수입액(72억달러)로 전년보다 54.1% 늘었다. 가스(31억달러)와 석탄(21억달러) 수입액도 각각 80.4%, 143.4% 늘었다. 국가별로도 사우디아라비아(34억달러) 수입액이 99.2% 늘어나는 등 자원 부국발 수입이 대폭 늘었다.
이 추세라면 5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유력하다. 관세청의 10일 단위 수출입통계는 통상 월말에 적자 폭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으나 20일까지의 적자 폭이 이미 워낙 커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흑자 전환했던 지난해 8월1~20일 적자 폭(36억달러)은 물론 최종적으로 48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지난달 1~20일의 적자 폭(82억달러)도 크게 웃돈다.
우리나라는 지난 4월 이후 매월 적자를 기록 중이다. 특히 5월 이후 매월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안 그래도 작년 말부터 오르던 국제 에너지값이 올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을 기점으로 폭등한 영향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제유가가 최근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내리며 90달러대를 유지하는 등 하향 조짐도 보이지만 향후 전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리고 있다.
꾸준히 늘어오던 수출에도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이 기간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평균 수출액은 0.5% 증가에 그쳤다. 통상 국내 전체 수출의 20~25%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품목 반도체 수출이 줄어든 게 결정적이었다. 8월1~20일 반도체 수출액은 62억달러로 지난해보다 7.5% 줄었다. 석유제품 수출액(42억달러)이 에너지값 상승 반영으로 두 배 이상(109.3%↑) 늘어난 걸 고려하면 실질적으론 수출 상승 흐름이 꺾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국가별로도 최대 수출국인 중국 수출액(81억달러)이 11.2%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