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예매하기도 힘들었는데 그럴만 하네요. 우리 것을 멋있게 잘 표현해서 너무 감동적이에요.(박현숙, 60세)
경복궁에서도 가장 아름답다고 꼽히는 경회루의 야경을 배경으로 효녀 심청이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눈먼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경회루 옆 연못에 몸을 던진 심청의 물속 모습까지 무대에 설치된 ‘워터스크린’을 통해 생생히 볼 수 있었다.
깊은 바다속 용궁에서 심청이를 만난 죽은 어머니 곽씨 부인이 반가움을 뒤로하고 심청을 바깥세상으로 돌려보내는 장면에서 심청은 35m 상공을 날았다. 바람에 휘날리며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심청의 모습은 애절함을 극대화했다. 최근 찾은 ‘경회루 판타지-궁중연화’ 무대에서다. 공연을 찾은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감탄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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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가량의 ‘심청가’를 핵심 장면만 추려 1시간으로 짧게 압축했다. 빠른 이야기 전개는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경회루의 빼어난 건축미에 더불어 야외라는 장소적 특성,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눈과 귀가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연못 위에서 움직이는 무빙 스테이지, 무대 조명이 꺼지면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무용수 의상이 공연의 풍성함을 더했다.
판소리 심청가를 현대적으로 편곡한 가락은 친근감과 함께 공연의 흥을 복돋았다. 특히 심학규와 뺑덕이 만나 맹인 잔치를 향해 나서는 장면에서는 절로 엉덩이가 함께 들썩였다.
공연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관객을 기존 600여 명에서 70여 명으로 크게 줄였다. 주최 측은 더 많은 관객이 공연을 실제로 관람할 수 없어 아쉬워했다. 공연 영상은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 유튜브에서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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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레이저 불빛으로 만든 터널 ‘시간의 문’을 지나면서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이후 어둠 속에 펼쳐진 3개의 스크린에서는 불로장생을 상징하는 십장생이 차례로 등장한다. 폭포 아래서 천천히 걷는 학과 거북이, 숲속을 노니는 사슴 등 신비로운 동물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자연의 모습, 귀로 들려오는 바람, 새 소리 등은 ‘힐링’을 선사했다.
‘창경궁, 빛이 그리는 시간’은 10월25일까지 매일 저녁 총 5회차 진행되는데 사전예약은 이미 매진됐다. 대신 2회차(7시20분)와 4회차(8시)는 각 25명씩 현장 입장객을 받는다. 매일 오후 6시30분 창경궁 현장 매표소에서 선착순으로 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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