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지용·가야금 황병기, 금관 문화훈장 수훈

고 정지용 시인과 고 황병기 가야금 명인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시인 고 정지용과 가야금 명인 고 황병기 등이 금관 문화훈장을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17일 ‘2018년 문화예술발전유공자’로 ‘문화훈장’ 수훈자 19명,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수상자 5명,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체부 장관 표창)’ 수상자 8명 등 총 32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시상식은 24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시인이자 전 이화여자전문학교 교수인 고 정지용 시인과 고 황병기 가야금 명인이 최고 영예인 금관 문화훈장을 받는다.

정 시인은 1926년 유학생 잡지인 ‘학조’에 시를 발표한 후 주목받기 시작해 1930년대에는 김영랑 등과 함께 동인지 ‘시문학’을 발간했다. 이효석 등과 함께 9인회를 결성해 한국 시단 대표 인물로 떠올랐다.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선구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황 명인은 중학교 때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한 이래 당대 최고의 명인들로부터 가야금 정악과 산조를 배워 전통을 계승했다. ‘침향무’ ‘숲’ ‘시계탑’ 등 활발한 창작활동을 통해 국악의 영역을 확장하고, 국악과 서양음악,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했다. 세계적인 예술가와 교류함과 동시에 후진 양성에도 힘써 교육자로서 공로를 남겼다.

은관 문화훈장은 시조 시인 고 조오현(무산 스님), 고 허동화 전 한국자수박물관 관장, 신창재 교보생명보험 대표이사 회장 겸 대산문화재단 이사장, 염무웅 문학평론가, 조흥동 대한민국예술원 부회장 등 5명이 수훈한다.

보관 문화훈장은 한중수교 10주년 기념 청동 조각 작품을 한국 정부에 기증하는 등 한중문화예술교류 증진에 크게 이바지한 한메이린 중국 저명예술가, 소설 ‘동행’으로 신춘문예에 등단한 전상국 소설가, 한국 기업디자인 분야를 개척한 제1세대 산업디자이너인 안정언 숙명여대 명예교수, 유럽 현대음악계에 위상을 떨친 작곡가 박영희 독일 베를린예술원 회원, 희곡 ‘철새’로 신춘문예에 당선한 후 극작가로서 53여 년간 60여 편의 희곡 등을 저술한 노경식 서울연극협회 고문 등 5명이다.

옥관 문화훈장은 제주 4.3 사건을 작품으로 완성하는 등 미술의 사회적 기능을 구현한 작가로 높이 평가받는 강요배 화가, 국악이론 분야 연구와 국악방송 제작, 진행자로 국악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김영운 한양대 국악과 교수, 서도소리 가사집 출간, 서도소리 음반집 발매 등 전통서도소리 보존에 기여한 박기종 전통서도소리보존회 회장 등 3명이다.

화관 문화훈장은 김포 지역의 문화 발전에 기여한 이하준 김포문화원 원장, 프랑스에 한국 문화를 홍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한불 문화교류에 크게 기여한 필립 소렐 프랑스 몽펠리에광역시 시장, 흑유자기와 전통 찻사발의 복원에 성공해 문경전통찻사발축제를 발족하고 해외에 한국공예의 우수성을 알린 천한봉 도천도자미술관 관장, 한국은행 본점, 포스코 센터 등의 건축물 설계와 건축의 대중화, 젊은 건축가 발굴을 위해 노력한 이광만 간삼건축 대표 등 4명이다.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은 5개 부문에서 5명에게 수여한다. 문화 부문에는 김혜경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회장, 문학 부문에 시 ‘사평역에서’ 등을 쓴 곽재구 순천대 교수, 미술 부문에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단독작가로 선정된 미술작가이자 독일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 교수인 양혜규, 음악 부문에 전통음악과 창작음악을 바탕으로 국악 대중화에 앞장선 정가악회, 연극·무용 부문에 극작가이자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부교수인 배삼식이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은 8개 부문에서 예술가 8명을 선정했다. 문학 부문에 소설가 황정은, 미술 부문에 미술작가 그룹 믹스라이스, 공예 부문에 도예가 이인화, 건축 부문에 오비비에이(OBBA) 건축소장인 건축가 이소정, 음악 부문에 바이올린 연주자 김봄소리, 전통예술 부문에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수석단원 김준영, 연극 부문에 극단 차이무 단원 배우 김소진, 무용 부문에서는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수석 무용수 서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