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검찰이 3조 4000억원대의 대출 사기 행각을 벌인 모뉴엘 대표 등 관계자 14명을 사법 처리하면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10월 20일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사기 행각이 발각된 지 3개월여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김범기)는 25일 박홍석 모뉴엘 대표 등 전·현직 임직원 4명을 비롯해 한국무역보험공사 전·현직 임직원 6명, 한국수출입은행 현직 간부 2명, 세무공무원 1명 등 총 14명을 구속기소 등 사법 처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박 대표 등 메뉴엘 전·현직 임직원 4명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박 대표 등은 2007년 10월~지난해 9월 홈시어터 컴퓨터(HTPC) 가격을 부풀려 허위 수출하고 수출대금 채권을 판매하는 등의 수법으로 시중은행 10곳에서 3조4000억원을 불법 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허위 수출 실적으로 무역금융을 지원받기 위해 전방위 금품 로비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박 대표의 뇌물공여 액수는 총 8억 600여만원으로 수출보험 총액 한도 증액 등의 청탁 명목으로 2011년 4월부터 3년 2개월 동안 무역보험공사 및 수출입은행 관계자, 세무공무원 등이 대상으로 진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로비 수법도 다양했다. 과자박스를 비롯해 와인 상자·티슈통에 5만원권 현금 다발을 넣어 한 번에 3000만~5000만원씩 전달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7년간 해외 수입업자와 공모해 허위 결제 실적을 토대로 계속적인 한도액 증액을 요청했는데도 실질적인 심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이런 사태를 초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