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서울·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대형 아파트 전셋값이 면적이 보다 작은 주택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싼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셋값 고공 행진 속에 중소형 전세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대형보다 많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의 198㎡(이하 공급면적) 초과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2억7753만원에 형성돼 있다. 같은 지역 내 165~198㎡ 미만인 아파트 전셋값(3억8759만원)보다 1억1000만원 가량 낮은 금액이다.
실제로 노원구 중계동 공릉효성 105㎡형의 경우 전셋값이 2억5000만~2억6000만원 선이다. 반면 155㎡형은 2억5000만원부터 매물이 나와 있다. 면적이 30% 가량 작은데도 가격이 비슷하거나 되레 비싼 것이다.
상계동 상계대림 e편한세상은 국민주택 규모인 111㎡형 전셋값이 2억3000만~2억4000만원 대다. 2억5000만원에 거래되는 146㎡형과의 가격 차가 1000만원에 불과하다.
서울 중랑구도 165~198㎡ 미만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전셋값이 2억8366만원으로, 132~165㎡ 미만(3억812만원)보다 2000만원 이상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도 이 같은 면적별 가격 역전 현상이 뚜렷하다.
경기 파주시의 132~165㎡ 미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1억8449만원이다. 면적이 더 큰 165~198㎡ 미만(1억6321만원)과, 198㎡ 이상(1억4887만원)보다 2000만~3500만원 이상 비싼 것이다.
김포시는 132~165㎡ 미만 전셋값이 평균 1억9620만원으로 198㎡ 초과(1억9655만원)와 비슷했다. 오산·하남·수원시에서도 198㎡ 초과 전셋값이 165~198㎡ 미만보다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전셋값 역전 현상이 집을 원래 계획보다 넓혀가는 주택 상향 이동과 주거 과소비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