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체크카드도 알고 써야 약(藥)

이현정 기자I 2012.07.26 10:10:00

할인·적립 혜택 세분화..생활패턴 꼼꼼히 따져 선택해야

[이데일리 이현정 기자]초등학생 두 딸을 둔 회사원 이 모씨(42)는 교육비 등 점점 늘어나는 생활비 때문에 고민이 많다. 특히 대부분의 지출을 신용카드로 감당해 온 이씨는 최근 정부가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을 확대한다는 소식을 듣고 체크카드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상품 종류도 워낙 많고 혜택도 다양해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할지 난감해 졌다.

정부의 직불·체크카드 활성화 정책, 연말정산 소득공제율 상향 방침 등의 영향으로 어느 때보다 체크카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를 반증하듯 체크카드 시장은 2012년 1분기 이용실적 19조 2천 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했다. 체크카드 이용비중은 14.5%로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상승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03년 카드대란 이후 합리적이고 계획적인 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지불결제 수단으로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선 보이기 시작한 체크카드가 이제는 신용카드를 대체할 지불결제 수단으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가 용역이나 재화를 구매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현금이 아닌 제 3의 수단을 이용해 지불한다는 점에서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 비슷한 구조를 취하고 있지만 신용카드와 다른 차이점도 분명히 가지고 있다.

체크카드의 가장 큰 매력은 신용카드 가맹점 망을 이용해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별도의 체크카드 가맹점을 찾을 필요 없이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서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체크카드는 고객의 결제계좌 잔액 범위 내에서만 결제가 이뤄지고, 할부 결제는 물론 현금서비스와 카드론과 같은 금융서비스 이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계획적인 소비가 가능하다.

이 밖에 신용카드와 달리 직업이나 소득이 없어도 발급받을 수 있다.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체크카드가 연회비도 없는데다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에 따라 신용카드 대비 연말소득공제 혜택도 더 커질 예정이어서 세(稅)테크에 있어서도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체크카드도 사용자 입장에서 유의해야 할 부분은 분명히 있다.

우선 사용 편의성 측면에 있어 카드결제 후 연결계좌에서 카드 이용금액이 즉시 인출되는 체크카드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매일 자정 전후, 주말 새벽 시간대와 같이 은행 전산시스템 점검이 이루어지는 시간대에는 체크카드 사용이 불가능하다.

또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은행 계좌를 결제계좌로 연결할 수 있는 신용카드에 비해 아직까지는 연결 가능한 결제계좌의 선택에 제한이 있다.

카드사들의 지속적인 체크카드 상품성 개선, 신용결제와 체크결제 기능을 겸비한 하이브리드 카드 상품 출시의 영향으로 그 간극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신용카드가 제공하는 할인과 적립 혜택에 비해 체크카드가 제공하는 혜택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 또한 사실이다.

아무리 좋은 약(藥)이라도 정확한 처방과 함께 올바른 복용법 준수가 필요하듯 체크카드도 사용자의 소비 패턴과 경제적 상황 등을 제대로 분석하고 체크카드 상품 본연의 특징을 제대로 알고 사용해야 애초 의도했던 효과를 발휘하고 효용도 극대화 할 수 있다.

주위에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지인들이 많아지고, 연말정산 시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본인의 가처분 소득 수준이나 자금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마이너스 통장을 결제계좌로 연결해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등의 모습은 카드생활에 있어 전형적인 소탐대실의 사례가 될 수 있으니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요즘 선 보이는 체크카드 상품들은 부가적으로 제공하는 할인과 적립 등의 혜택이 세분화 되고 그 형태도 다양하기 때문에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 된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 어떤 것이고 혜택 제공과 관련해 어떤 제약 조건이 있는지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체크카드가 가진 매력을 취하고 싶고 더불어 합리적이고 계획적인 소비생활을 하고 싶지만 신용카드 사용에 익숙해져 버려 쉽게 체크카드로 전환을 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인내심을 가지고 단계적이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카드 생활 패턴에 변화를 줄 것을 권한다.

지금 당장 신용카드에서 체크카드 사용으로 전면적인 전환이 어려운 경우 자신의 수입과 가처분 소득 수준, 소비 패턴과 부채 수준 등을 고려하여 초기에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함께 사용하되 점차 체크카드 사용 비중을 늘려가면 된다.

또한 현재 일부 은행계 전업카드사에서 선 보이고 있는 신용과 체크결제 기능을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카드 혜택을 극대화하면서 계획적인 소비를 영위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한동욱 KB국민카드 체크카드사업부 부장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