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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가격 억제 정책과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해 수출 중심의 아시아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이것이 이 지역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대표적인 곳은 중국, 홍콩, 싱가포르, 호주 등이다. 한국과 태국, 말레이시아에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가 더뎌지고 있으며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무려 20년간 내리기만 하고 있다.
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국가는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부동산 건설 붐을 타고 향후 3년간 10만채 이상의 신규 주택이 완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수요는 꽉 묶여 있다. 지난 5년간 부동산 가격이 70%나 상승하자 정부가 외국인 주택 구매자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규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3년간 부동산 가격이 30%까지 폭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도 마찬가지. 중국 국가통계국(NBS)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주택 판매량은 전월에도 전년 대비 11.6% 감소한데 이어 3.3%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지난 10월 중국 70개 주요 도시 주택 가격 역시 올 들어 처음으로 월간 기준 하락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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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웡 CLSA 부동산리서치 부문 대표는 "중국과 홍콩 주택 가격 하락은 완만한 속도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부동산 소유자들은 이를 가격이 폭락하는 시점이 팔고 싶지 않아 보유해두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호주 부동산 가격도 올 들어 꾸준히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0월 호주 부동산 가격은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 말레이시아 역시 싱가포르와 비슷한 수준의 주택 가격 폭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태국은 대홍수 여파로 부동산 가격 급락의 위기에 처해있는 상태다. 한국 서울 도심 지역 주택가격도 지난 11월까지 0.6% 빠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시아 지역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돼 붕괴할 것이라는 의견은 많지 않다. 중국 등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저스틴 츄 청콩홀딩스 대표이사는 "삶의 질을 높이고 싶어하는 중국인들의 성향으로 인해 중장기적인 주택 개발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정부의 규제 고삐도 당분간은 늦춰지지 않으리라는 분석이다. 진성두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현재 중국과 싱가포르를 포함한 대다수 국가 정부는 부동산 가격 급락보다는 자산 버블에 따른 위험을 걱정하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