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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이상화(21.한국체대)가 17일(이하 한국시간) 벤쿠버 올림픽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단순히 금메달 1개가 추가된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상화의 금빛 질주는 한국 동계 스포츠 역사에 새로운 장을 만들어낸 쾌거였다.
우선 이상화는 한국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사상 첫 올림픽 메달 리스트가 됐다. 그동안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은 남자 부문에서만 메달리스트가 나왔다.
김윤만(1992년)과 이강석(2006년)이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낸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이상화가 이 흐름에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냈다. 메달만 목에 걸었어도 첫번째 기록이었지만 그 색깔마저 금빛으로 바꿔놓는 대단한 일을 해냈다.
특히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는데 의미가 있다. 스피드 스케이팅의 최단거리인 500m는 아시아 여자 선수들에겐 좀처럼 올림픽 시상대의 가장 높은 자리를 허용하지 않았다.
게다가 모태범과 이상화가 동반 우승이라는 큰 열매를 만들어낸 것은 문자 그대로 '세계가 깜짝 놀랄 일' 이었다. 세계 스피드 스케이팅의 역사가 이틀 사이 대한민국의 남.녀의 발에서 크게 새로 쓰여진 셈이다.
단지 역사가 바뀐 것 만으로는 이 감격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
대한민국이 쇼트트랙이 아닌 분야에서 금맥을 캐냈다는 점은 더욱 커다란 성과다. 한국 동계 스포츠는 그동안 쇼트트랙 위주로만 돌아갔다. 금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목에 집중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한국 동계 스포츠는 기본 종목인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주목받지 못한 설움도 이와 함께 모두 날려버릴 수 있게 됐다.
모태범과 이상화의 금빛 질주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슴 속에도 새로운 감동을 안겨주었다. 안하는 것은 있어도 못하는 것은 없다는 자신감을 국민들에게 안겨준 가슴 떨리는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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