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여행의 묘미, 선내 생활 즐기기

조선일보 기자I 2008.09.18 11:37:00

여행자의 로망! 크루즈 여행 살펴보기

▲ 하늘에서 본 카니발크루즈의 선상 모습

 
[조선일보 제공] 크루즈 여행에 대한 우리나라 여행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크루즈 여행이라고 하면 ‘비싼 여행’, ‘서양 사람들의 여행’, 그리고 ‘은퇴한 실버계층의 여행’이란 선입견들이 있었다. 그러나 비교적 저렴한 아시아 크루즈 상품의 등장과 크루즈 선사와 여행사들의 다양한 홍보에 의해 보다 대중적이고 젊은 이미지로 인식되어가고,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들이 가격적인 부담감을 덜어주고 있어 전반적인 여행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갖는 여행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여행 꽤나 다녔다는 사람일수록 크루즈 여행을 선망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숙소를 옮겨 다니지 않아도 되니까? 원하는 여행지를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어서? 그보다는 배안에서 이루어지는 또 하나의 여행이 주는 즐거움 때문이다. 크루즈 여행의 묘미는 배 밖, 바다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배 안에 있다. 바다 위의 특급 호텔이라 불리는 크루즈 선박, 그 안에서 여행자들 사로잡는 다양한 부대 시설과 서비스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 항해중인 5성급 코스타 크루즈 선박

바다 위의 호텔이라 불리는 크루즈 선박은 실제로도 호텔처럼 등급이 매겨진다. 영화나 잡지에서 보던 화려한 선내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는 대부분 6성급과 5성급 크루즈 선박으로 규모와 건조 연도, 서비스 등에 따라 등급이 결정된다.

6성급의 경우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고, 이용자층도 노령층이 많은 반면 5성급 크루즈는 비용면에서도 보다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서비스와 대형 선박인 경우가 많다.

선내 시설과 서비스는 선사와, 선박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유사하므로, 우리나라 여행자들을 비롯하여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코스타 크루즈, 카니발 크루즈 등을 예로 살펴보도록 하자.

::: 금강산도 식후경. 선상 레스토랑

▲ 코스타 크루즈의 레스토랑

여행에 있어서 먹는 것의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듯. 특히 휴양 성격이 강한 여행이라면 더욱 먹는 것이 여행의 만족도를 좌우하게 된다. 크루즈 여행의 손꼽히는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쉴 새 없이 제공되는 화려한 음식이다.

대부분의 크루즈 선박에는 정찬 레스토랑과 뷔페 레스토랑, 피자리아, 스낵바 등이 운영된다. 정찬 레스토랑은 웨이터의 서빙과 함께 풀코스의 요리가 제공되는 곳. 정찬 레스토랑의 경우 탑승 후 좌석 등록을 하여 지정 좌석제로 운영되므로 식사 시간에 기다림 없이 자신의 좌석에서 바로 식사가 가능하며, 저녁 식사는 6시에서 7시 사이, 8시에서 9시 사이로 두 번에 걸쳐 제공된다.

뷔페 레스토랑의 경우 정찬 레스토랑에 비해 격식에 구애 받지 않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기본적인 음식들 외에 날짜에 따라 나라별 주제를 정해 음식이 제공되기도 하므로 질리지 않고 편하게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뷔페 레스토랑은 좌석을 정하지 않아도 되고, 별도의 드레스코드가 없으므로 편한 복장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식사 시간 외에 심야의 미드나잇 뷔페가 제공되어 늦은 시간까지 선상 생활을 즐기는 여행자들이 허기질 틈이 없게 만든다. 그밖에 피자, 샐러드, 아이스크림 등을 먹을 수 있는 피자리아나 스낵바가 운영되고 있어서 언제든지 간단하게 요기를 할 수 있기도 하다.

▲ 편한 복장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 뷔페 레스토랑

물론 크루즈 선박 내의 레스토랑들은 종류에 관계없이 최고 수준의 주방장과 요리사들이 음식을 만들고 있어서 질적인 면에서 여타 특급 호텔의 레스토랑 못지 않은 훌륭한 음식이 제공된다.

5성급 이상 크루즈 선박의 경우 기본적인 레스토랑 외에 별도의 유료 레스토랑이 운영되기도 한다. 유료인 만큼 더욱 특별한 식사가 제공되지만, 별도의 예약과 보다 까다로운 드레스코드 등이 적용된다. 그러나 무료 제공되는 정찬 레스토랑, 뷔페 레스토랑이 이미 여행자들을 충분히 만족시키고 있는 탓에 이용자가 많지는 않다.

최근 들어 코스타 크루즈와 로얄캐러비안 크루즈의 일부 선박에서는 떡갈비 등 한식과 라면을 제공하여 우리나라 여행자들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으므로 한식 없이는 못 견디는 여행자라면 사전에 한식 제공이 가능한 선박과 일정을 확인 후 이용 할 수 있다.

▲ 편한 복장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 뷔페 레스토랑

▲ 크루즈 내의 스파

::: 배 안이 배 밖보다 즐거운 이유. 크루즈 선상 프로그램

뉴욕에 가면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보고, 파리에 가면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를 만나 감동을 받고, 중국 상하이에는 화려한 서커스와 함께하는 저녁 시간이 있어서 즐겁다.

지중해, 카리브해, 알래스카, 그리고 북유럽의 피요르드 등 어느 지역의 바다를 떠가는 크루즈를 타게 되더라도 크루즈 여행에는 화려하고 즐거운 선상 프로그램이 있어서 배 안이 배 밖보다 더 즐겁다.

선사나 선박 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5성급, 6성급 선사들인 카니발크루즈, 셀러브리티크루즈, 로얄 캐러비안크루즈, 실버시크루즈, 크리스탈 크루즈 등 대부분의 선사들이 유사한 구성으로 다양한 선상 프로그램들을 운영한다.


::: 영화 속에서 접하게 되는 크루즈 여행자들의 화려한 파티는 실제로 있을까? 정답은 그렇다

▲ 크루즈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

 
크루즈 여행 중 가장 성대하게 열리는 파티는 선장이 주최하는 환영파티이다. 보통 크루즈 여행의 둘째 날 밤에 열리는 행사로 샴페인, 칵테일 등 각종 주류가 무료 제공되고, 음악과 함께 춤을 추기도 하며 파티가 이어진다.

파티 중에 선장을 비롯하여 승무원들이 입장하여 승객들에게 인사를 한다. 화려한 공식 파티이다 보니 드레스코드가 있어서 남성은 턱시도나 짙은 색 정장을, 여성은 이브닝 드레스나 칵테일 드레스를 입고 참석하는 것이 매너이다. 이러한 파티 문화 자체가 서구적이다 보니 우리나라 여행자들은 조금 부담스러워 하기도 하지만, 크루즈 여행의 경험이 있는 여행자의 경우는 오히려 이 파티를 위해서 드레스를 준비 하기도 할 정도로 크루즈 여행의 백미로 여겨진다.

파티가 부담스러운 여행자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항해 기간 중 선내에서는 매일 다양한 이벤트와 쇼가 펼쳐지므로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 크루즈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씨어터쇼(라스베가스쇼)
가장 대중적인 프로그램은 씨어터 쇼(Theater Shows). 흔히 라스베가스 쇼로도 불리는 씨어터 쇼는 흥겨운 음악과 함께 전문 무용수들의 화려한 춤이 어우러진 공연, 곡예사들의 현란한 묘기, 마임 연기자들의 익살스러운 몸짓 연기 등이 펼쳐져 여행자들의 국적과 나이를 막론하고 가장 인기가 높다.

그 밖에 선상에서 펼쳐지는 가면 무도회, 요리 컨테스트 등 승객들이 직접 참여하여 즐기는 행사들이 날마다 이어지는데 특히 세계 각지에서 모인 승객들의 장기자랑 격인 탤런트 쇼는 풋풋한 아마추어들의 노래와 춤들이 선보여 웃음을 자아낸다.

크루즈 여행을 앞둔 여행자라면 노래방에서 단련된 우리나라 사람들의 노래실력을 세계의 여행자에게 선보일 겸 미리 한 곡 정도 준비해서 신청해 두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가급적 팝송으로 준비한다면 호응이 더욱 좋을 듯. 이렇듯 다양한 선내 프로그램들을 즐기기 위해 승선 전에 고민하며 공부할 필요는 없다. 매일 아침 혹은 전날 저녁에 객실로 배달되는 선상 신문을 통해서 선상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사와 오락 프로그램들을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날 그날 진행되는 행사를 아침이나 전날 저녁 확인해 두었다가 마음 가는 행사를 편하게 즐기는 것이 크루즈 여행을 즐기는 노하우 중 하나인 것이다.

▲ 쇼가 열리는 극장

▲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마사지실

::: 바다 위의 호텔에는 무엇이 숨겨져 있을까? 크루즈 선내 시설 살펴보기

크루즈 선박의 화려한 시설을 소개할 때면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선내 수영장. 눈 앞에 푸른 바다와 하늘이 펼쳐지는 배 위의 수영장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눈부신 햇살 아래 몸을 누이고 선탠을 즐기는 모습만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규모가 큰 5성급 크루즈 선박의 경우에는 다양한 놀이시설도 함께 갖추어져 있어 웬만한 놀이공원의 수영장이 부럽지 않을 정도.

로열캐러비안 크루즈사가 운영하는 프리덤 호의 경우 인공파도타기 시설인 <플로라이더>까지 갖추어져 있다. 수영장이 아니더라도 하루도 운동하지 않고 견딜 수 없는 마니아거나 쉴 새 없이 제공되는 음식들을 즐기다 체중 걱정이 되는 여행자라면 바다를 보며 달릴 수 있는 조깅 트렉, 휘트니스 센터 등을 이용하거나, 멀티 스포츠 코트에서 원하는 운동을 즐길 수 있다.

▲ 카니발크루즈의 수영장에 설치된 워터 슬라이드
선내 시설 중 여성 승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시설은 단연 스파와 뷰티 센터. 기항지 관광과 밤늦도록 이어지는 선상 프로그램을 즐기다 보면 어지간한 체력의 소유자라도 지치게 마련이고, 햇살 강한 시기의 여행이라면 거칠어지는 피부도 신경쓰기에 마련이다. 때문에 크루즈 선박 내에는 스파를 비롯하여 뷰티 센터를 운영하여 여성 여행자들의 피로와 걱정을 덜어준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남성 승객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시설은 무엇일까?

바로 카지노다. 크루즈 전문 여행사인 아이존투어의 전승호 과장은 카지노가 우리나라 남성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이유로 ‘혼자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중, 장년층이 많은 크루즈 승객들은 문화적으로는 파티 등 서구적인 프로그램에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언어 소통의 문제로 외국 승객들과 어울리는 것보다는 카지노에서 조용히 게임에 열중하곤 한다고.

▲ 마지카,포츄나시설 수영장

바다 위의 호텔이라 불리는 크루즈 선박은 이처럼 여행자들에게 배 안에서 또 다른 추억을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시설 외에도 일주일 이상 이어지는 여행 생활에서 생길 수 있는 불편함을 없애주는 다양한 생활, 문화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선내 편의 시설로는 사진 인화 및 메모리 카드 백업이 가능한 포토 숍, 세탁소, 인터넷카페, 예배당, 의무실, 미용실, 환전소 등이 있으며, 아트 갤러리에서는 그림 등을 감상하거나 구입할 수 있고, 면세점이 있어 필요한 물품이나 선물을 구매할 수 있다.

또, 여행 중 업무를 봐야 하는 경우에 대비해 미팅룸, 회의실 등의 업무 지원 시설도 갖추고 있다. 그밖에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함께 놀이방을 제공하여 어린 자녀를 동반하는 가족여행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방

::: 크루즈 여행을 위한 준비물

크루즈 여행이라고 해서 준비해야 할 것이 일반 여행과 크게 다를 것은 없지만 꼭 하나 신경을 써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옷이다. 정찬 디너나 파티 등에는 드레스코드가 정해져 있기 때문.

크루즈 선상에서의 드레스 코드는 formal, informal, casual로 구분되는데, formal의 경우 남성은 턱시도 여성은 이브닝 드레스나 칵테일 드레스를, informal의 경우는 남성은 콤비에 넥타이 차림, 여성은 정장을 의미한다. Casual은 말 그대로 편한 복장을 착용하면 된다.

선상 생활에서 드레스코드의 적용은 파티나, 좌석이 정해지는 정찬 레스토랑에서의 만찬 시에는 formal, 기타 행사나 레스토랑 이용 시에는 informal, 아침, 점심의 뷔페 레스토랑, 스낵바 등 이용 시에는 casual 차림을 하면 된다.

턱시도나 드레스가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여행자들의 경우 남성은 검정색 정장을 여성의 경우 한복을 드레스 대신 착용하면 된다. 또, 선내에서 의복 대여도 가능하므로 사전에 준비하지 못했다면 대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러한 드레스코드는 강제적인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예절이므로 새로운 문화를 체험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하면 더욱 즐거운 크루즈 여행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 코스타 크루즈의 지중해 운항 선박인 콩코르디아호의 수영장(좌) / 코스타_콩코르디아,세레나_시설 수영장(우)

도움말 : 아이존투어 전승호과장, 크루즈인터내셔날 임건우 과장
자료제공 : 아이존투어 02-720-7725 www.izonetour.co.kr, 크루즈인터내셔날 www.cruis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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