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협력사에 차량 강매 "말썽"

지영한 기자I 2004.03.04 09:57:14

쌍용차, 11개 협력사에 차량 할당
업계, `관행` 주장..협력사, `강매` 반발

[edaily 지영한기자] 자동차업계가 극심한 내수부진으로 쌓인 재고차량을 처분하기 위해 협력사들에게 자사 차량 구매를 강요, 말썽을 빚고 있다. 협력사들은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차량 구매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내심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003620)는 재고소진을 광림산업·흥일기업·신기·진양기업·우진기업·영일기업·대성기업·영우·대성기업·영우·대영산업·등산기업·신천개발 등 11개 사내 협력사들에게 무쏘스포츠, 코란도 등 재고차량 구매를 요구하고 있다. 쌍용차는 사내 협력사를 대상으로 업체별로 적게는 5대에서 많게는 15대까지 총 11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협력사들에게 차량을 구매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잘돼야 협력사도 잘되는 것이 아니냐"면서 "재고소진을 위해 사내 협력사 뿐만 아니라 임직원들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전개하는 것은 업계의 오랜 관행인데 다소간의 오해가 있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협력사들의 반응은 다르다. 사내 협력사로서 회사의 어려운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소형 가전제품도 아니고 대당 가격이 1500만~3000만원에 달하는 고가차량들을 할당받는게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는 반응이다. 특히 사내 협력사들은 할당된 차량을 소화해내지 못할 경우 앞으로의 쌍용차와의 계약에서 인원배정 등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어 사내 협력사의 입장에선 쌍용차의 판촉활동이 사실상 강매라는 지적이다. 자동차담당 한 애널리스트는 "완성차업체가 하도급업체에게 물량을 떠 넘기는 것을 공정한 거래로 보기는 어렵지만 비단 쌍용차만의 문제가 아닌 업계의 오랜 관행"이라고 지적하고 "이같은 판촉전은 그만큼 내수부진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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