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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오명` 광장시장, 자정 노력에도…발길 돌리는 관광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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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보경 기자I 2025.12.07 15:25:33

미스터리쇼퍼 동행해보니…바가지·강매 등 無
상인들 "한두 사람 때문에 전체가 손해" 토로
관광객 반응은 '싸늘'…인근 통인·망원시장 찾아
“SNS 올리면 금방 타격…상인들 인식개선 필요”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바가지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이 자정 노력에 안간힘이다. 바가지 논란은 상당 부분 해소했지만 시민들 반응은 싸늘하다. 더욱이 상인 간 갈등으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광장시장과 관계당국은 이미지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2일 미스터리쇼퍼와 동행한 광장시장 모습. (사진=방보경 기자)
광장시장 ‘암행평가’ 동행…일단 합격점

지난 2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미스터리 쇼퍼(암행 평가원)와 함께 방문한 광장시장 내 떡볶이집과 전집 등에서는 가격과 음식량 모두 바가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최근 비판을 의식한 듯 하나의 메뉴만 주문해도 불편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현금 결제를 강요하는 점포도 찾기 어려웠다. 특히 바가지 논란이 불거진 후 상인들도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자정노력 없이는 손님들이 찾지 않을 것이란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분식집 점주는 “우리도 광장시장에서 오랫동안 장사하는 사람들인데 겨우 1000~2000원 더 받으려고 그러겠느냐”며 “일부 상인의 문제로 광장시장 전체가 피해를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예전에는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이 많았지만 바가지 논란 이후 방문객이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광장시장 상인회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간담회를 열고 논란의 시발점이 된 불법노점에 대한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그 결과 도로점용 허가를 받은 노점만 합법적으로 영업할 수 있게끔 허가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제시됐다.

히요시 미나미(25)씨와 문수빈(25)씨가 지난 4일 통인시장에서 음식을 기다리며 도시락을 들고 있다. (사진=방보경 기자)
‘바가지’ 꼬리표에 대안 찾는 관광객들

하지만 관광객의 인식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다른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가 늘고 있다.

지난 4일 방문한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엽전 도시락’을 이용하고 있었다. 엽전구매 후 이를 교환수단으로 사용해 시장에서 여러 음식을 사먹는 방식인 엽전도시락은 한국의 옛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이색체험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방문객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관악구에서 이곳을 찾았다는 홍상준(24) 씨는 “엽전 도시락이라는 특별한 체험이 있다고 해서 와봤다”며 “나중에 친구들과 함께 다시 오고 싶다”고 했다. 일본에서 온 히요시 미나미(25) 씨도 “일본인들이 거절을 잘 못하기 때문에 광장시장에서 사기를 당하기 좋다는 말이 퍼져 있다”며 “다른 곳을 경험해보고 싶었는데 한국인 친구가 알려줘서 올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마포구에 있는 망원시장에도 최근 관광객들이 부쩍 늘었다. 눈발이 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거리 곳곳에서 중국어와 영어가 들렸고 깃발을 든 가이드를 따라온 사람들이 견과류 가게 앞에 서서 구경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전집을 운영하는 정모(59) 씨는 “1년 전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이 광장시장 ‘바가지요금’이 문제라면서 먼저 얘기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전통시장 상인들의 인식 개선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유동 인구가 많아 한 번쯤 바가지를 씌우는 것이 별 문제가 없겠다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시장을 찾는 젊은 소비자들은 불공정한 대우에 직접 문제 제기를 하기도 하기 때문에 상인들의 사고방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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