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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필리조선소, 韓 대비 건조 능력 절반…투자로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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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I 2025.09.21 15:31:14

‘마스가’ 투자 본격화…10척 수주
중형선박 건조에 최대 60개월 걸려
케이조선 절반…美 조선 역량 과제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경쟁력 필요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한화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본격적인 생산능력 확충에 나섰다. 현재는 한국 조선소 대비 선박 건조 속도가 절반 수준에 그치지만, 향후 한화의 대규모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미국의 조선 역량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사진=한화)
‘마스가’ 시동…미국 내 선박 건조 본격화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직후 한화그룹은 필리조선소에 약 50억달러(약 7조원)를 투자하고 이를 통해 선박 건조 능력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한화그룹이 미국에 설립한 해운 계열사 한화해운(한화쉬핑)이 필리조선소에 중형 유조선(MR탱커) 10척과 LNG 운반선 1척을 발주했다. 이번 계약은 한미 조선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와 관련한 첫 수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중형 유조선 10척은 모두 필리조선소가 단독 건조하며 첫 선박은 2029년 초 인도될 예정이다.

영국 조선·해운 전문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번에 발주된 선박은 모두 5만톤(t)급 PC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으로 인도 예정 시점은 2029년과 2030년 각각 5척씩으로 나눠 기재돼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필리조선소의 건조 기간은 계약 후 약 48~60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 같은 급의 선박을 건조하는 데 평균 23~30개월가량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미국 조선소의 건조 효율성이 한국의 중형 조선소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현재 5만t급 PC선을 건조하는 국내 조선사는 HD현대미포와 케이조선 두 곳이다. HD현대미포(010620)는 현재 약 3년 치에 달하는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고 부지 면적 51만평에 연간 최대 70척의 선박 건조 능력을 갖춰 필리조선소와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 중형 조선 업체인 케이조선은 최근 2년간 평균 23.5개월 만에 선박을 인도하고 있다. 이는 2023~2024년 한국 조선사들이 전 세계에서 수주한 5만t급 PC선의 인도 예정 일자를 모두 취합·분석한 결과다.

케이조선 진해조선소는 약 30만평(100만㎡) 부지에서 연간 20척 규모의 중형 PC탱커를 건조할 수 있다. 필리조선소 역시 약 14만3000평(118에이커) 부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는 12만평 규모의 블록 생산 기지를 추가 확충해 현재 연간 1~1.5척 수준인 건조 능력을 향후 20척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美 조선업, 韓 첨단 건조 기술 이식 필요

업계에선 향후 미국과의 조선 협력에서 한국이 미국의 낙후된 조선 역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한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글로벌 선박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선박을 만들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필리조선소가 수주한 선박의 경우 한화 계열사 간에 거래가 이뤄진 만큼 초기 납기 지연 등이 발생해도 대외적인 문제 제기 없이 관리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내부 거래만으로는 경쟁력 강화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단순 생산 시설 확충에 그치지 않고 한미 조선 협력을 통해 한국 조선소의 첨단 건조 기술과 인력 양성 시스템을 함께 이식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공정 관리 체계와 설계·생산 노하우가 축적되면 현재 한국 대비 두 배에 달하는 건조 기간도 점차 단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PC선보다 고도의 건조 기술력이 요구되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이나 초대형 컨테이너선, 이지스 구축함 등은 미국과 한국과의 건조 생산성 차이가 3배 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인 인수 성과보단 미국 내 실질적인 조선 역량을 높여 한국과 미국이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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