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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 인민은행 전임 임원들은 중국 헤이룽장성 이춘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비화되고 있으며, 환율전쟁이 장기전으로 돌입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천위안 전 인민은행 부총재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천 전 부총재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규정한 것은 양국 간의 무역전쟁이 환율전쟁까지 확전됐다는 뜻”이라며 “정책 당국자들은 장기적인 갈등에 대처할 준비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중 무역전쟁보다 환율전쟁이 중국에 더 큰 상처를 입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천 전 부총재는 미국이 중국에 환율조작국 딱지를 붙인 것은 “무역전쟁 전략의 일부분”이라고 해석하면서 “(환율전쟁이 무역전쟁보다) 더 깊고 더 넓게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대목은 이들이 향후 위안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유용딩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지난주 위안화 약세에 대해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향후 예기치 못한 충격에 위안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연구원은 그러면서 “단기적 시장 변동성을 이유로 서둘러 정책을 조정해서는 안된다.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위안화가 추가 약세를 보이더라도 인위적으로 위안화 강세를 유도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자 시장도 달러·위안 환율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최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전세계 외환시장 전체가 들썩일 수 있다. 이 경우 원·달러 환율도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위안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으로는 보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7.4위안까지는 오를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원·달러 환율도 125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위안화 약세가 외자 유출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달러당 7.4위안은 가능한 선”이라고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