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을 대표하는 암호화폐 디지털 월렛(전자지갑)과 거래소 플랫폼을 가진 코인베이스가 200억달러(원화 약 22조71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헤지펀드 자금을 수탁하는 서비스를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투자가의 암호화폐시장 참여 기대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전문지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0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암호화폐 거래소와 월렛, 전문 소셜미디어 등으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코인베이스가 헤지펀드로부터 200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의 수탁서비스를 맡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코인베이스는 기관투자가들의 암호화폐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기관 수탁서비스인 ‘코인베이스 커스터디(Coinbase Custody)’를 출시했다. 이번에 수탁받은 200억달러의 헤지펀드 자금이 실질적으로 첫 고객인 것으로 보인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인가를 받은 일렉트로닉 트랜잭션 클리어링(ETC)이라는 독립 브로커리지사와 함께 진행된다. 즉, 한 기관투자가가 ETC를 통해 암호화폐를 매수하면 그 실물 암호화폐와 여타 자산 등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보관해주는 일을 코인베이스가 맡게 되는 식이다.
암호화 자산을 콜드 스토리지에 안전하게 저장, 보관할 수 있고 기관투자가들이 자산운용 보고를 수월하게 하도록 하기 위한 서비스가 주를 이룬다. 그동안 헤지펀드나 벤처캐피털, 자산운용사 등은 암호화폐에 투자하고자 해도 이같은 포트폴리오 관리에 어려움을 느껴 참여를 꺼려왔다. 코인베이스 서비스가 본격 확산되면 기관들의 시장 참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코인베이스는 이번 첫 고객 외에도 다른 대규모 헤지펀드들과도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말쯤에는 기관투자가들이 암호화폐를 운용할 때 필요한 자금을 한시적으로 빌려주는 마진 파이낸싱(margin financing)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주식이나 채권시장에서 증권사가 기관투자가들의 주식 매매나 공매도를 위해 자금을 빌려주는 프라임 브로커리지(prime brokerage) 서비스를 암호화폐시장에 도입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