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디있는지 아는` 미국인, 10명중 넷도 안돼-NYT 조사

방성훈 기자I 2017.05.16 08:37:26

설문조사 결과 36%만이 정확하게 답변

/사진=NYT 캡쳐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인 100명 중 36명만이 세계 지도에서 북한을 찾아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북한의 위치를 알고 있는 응답자들은 군사 행동보다 외교를 통해 대북(對北)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선호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요청으로 모닝컨설턴트가 지난 달 27~29일 미국인 17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위치를 정확하게 아는 인원은 36%에 불과했다. 설문조사는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취할 수 있는 각종 정책에 대해 지지 여부를 묻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북한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 그렇지 못한 응답자보다 경제 제재, 중국에 대한 압박 증가, 군사 목표물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 공격 등과 같은 비(非)군사 및 외교 전략을 더 많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직접적인 군사 행동, 특히 지상군 파견은 피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백악관은 북한이 지난 14일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중국 등 북한과 관련된 모든 국가들에게 더욱 강력한 제제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그룹 간 가장 극명한 차이는 ‘미국은 북한에 대해 아무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항목에서 나타났다. 북한의 위치를 알고 있는 경우 미국이 북한에 대해 무언가 해야한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이는 정치적 성향에 따른 차이일 가능성이 높다고 NYT는 진단했다. 설문조사 결과 공화당을 지지자들, 특히 남성 지지자들이 북한의 위치를 정확히 짚어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학력도 대북 정책 선호도에 영향을 끼쳤다. 대학원 이상의 학위를 가진 경우 북한의 위치를 정확하게 짚어낸 응답자가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고학력자 중에서는 한국 전쟁을 기억하는 노인들이 특히 잘 알고 있었다. 65세 이상 응답자 중 절반 가량이 북한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지목했다. 이외에도 한국인 지인이 있거나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 경우에 정확한 북한의 위치를 알고 있는 경우가 더 많았다.

NYT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북한이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것이 군사 개입 여부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끼치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4년 북한보다 먼 거리에 있는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비슷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을 때 군사 개입을 선호한다는 의견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중국 베이징 특파원을 지냈던 LA타임스의 바바라 데믹 기자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들은 한반도가 남북으로 나뉜 책임이 미국에 있으며, 미국이 한국전쟁 이후 한결같이 북한 체제를 전복시키려는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잔인한 사실은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북한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른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치적 성향과 관계 없이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북한을 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올해 1월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적국으로 인식하고 있는 144개국 중 북한은 1위를 차지했다. 설문조사에 참여자 중 57%가 북한을 적국이라고 대답했으며, 16%가 미국에 해롭다고 인식했다. 비슷한 시기에 실시된 갤럽 설문조사에서도 북한은 미국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국가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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