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10일자 30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최승진 기자] "첫 번째 해외 고객이 우리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놨는데 가슴이 뭉클해지더라고요. 쇼핑몰을 만들 당시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라 정말 믿겨지지 않았죠"
`프라임짱`은 프로게임단이 운영하는 최초의 인터넷쇼핑몰로 유명하다. 이곳 박외식(29·사진) 대표의 이력도 남다르다. 초등학교 시절 축구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19살 때 프로게이머의 세계에 입문해 현재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임단 `프라임`의 감독을 맡고 있다.
이 쇼핑몰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박 대표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빼어난 실력에서 찾는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스타크래프트2 열풍에 우리나라 선수들이 세계 최강의 실력을 뽐내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프라임에서 활동 중인 `해병왕` 이정훈 선수의 경우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2 게임 대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자 해외 팬들이 모금운동을 펼쳐 숙박비와 비행기표를 제공하기도 했다.
"해외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인기는 K팝 가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아요. 임요환 선수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우리나라 팬들이 보여준 성원이 지금 해외에서 스타크래프트2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한국 선수들은 이 열풍의 중심에 자리를 잡고 있어요"
그렇다고 박 대표의 인터넷쇼핑몰 사업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그의 인터넷쇼핑몰 사업은 또래의 창업 도전기와 차이를 보인다. 심각한 청년 취업난을 나만의 사업으로 탈출하기 보다는 순전히 팀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시작했다.
게다가 인터넷쇼핑몰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기 때문에 수많은 시행착오도 겪었다. 쇼핑몰 사이트는 창업 커뮤니티에서 카페24의 쇼핑몰 솔루션이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정보에 쌈짓돈 600만원을 털어 무작정 쇼핑몰 개발에 뛰어들었다.
"처음 쇼핑몰을 오픈하고 2주간은 상품 기획에만 매달렸어요.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죠.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은 다음에야 인터넷쇼핑몰에서 물건을 팔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프라임짱은 오픈 7개월이 지난 현재 월 1000~2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쇼핑몰 오픈을 두 달 앞두고 메인 스폰서의 지원이 끊겨 게임단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던 상황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최악의 상황이 될 뻔 했는데 쇼핑몰 덕에 안정적으로 게임단을 운영할 수 있게 됐어요. 한 달에 월세와 밥값 등으로 500~600만원이 지출되는 팀 운영에 적잖은 도움을 준 것은 물론 선수들의 사기 진작이나 성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박 대표는 이러한 여세를 몰아 앞으로 중국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는 가격 경쟁력이 맞지 않아 진출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때가 되면 중국어 사이트를 오픈해 현지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스타크래프트2가 아직 중국에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중국 e스포츠 시장은 한국 다음으로 크게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중국어 사이트 오픈에 맞춰 프라임도 중국 스타크래프트2 리그에서 활동할 계획이에요. 이를 통해 한국 e스포츠의 저력도 함께 전하려고 합니다"
[스타크래프트2] 블리자드가 개발한 PC용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 IMF 시절인 1998년 국내 첫 출시된 스타크래프트는 PC방 산업을 불러일으켰고 프로게이머라는 새로운 직업도 탄생시켰다.
게임 이용자는 전작처럼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테란`, `저그`, `프로토스` 세 종족 가운데 한 종족을 선택해 상대와 패권을 다툰다. 자신의 영토를 확장해가면서 상대를 제압해야한다는 점에서 바둑과 비슷하다는 평도 있다.
국내에는 현재 총 11개의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임단이 활동 중이다. 대표적인 대회는 `GSL`(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이다. (사진=한대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