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이달부터 럭셔리 차종인 에쿠스를 미국시장에 선보이면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도요타의 렉서스와 같은 럭셔리 모델의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법인장은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차는 미국에서 2가지 추가 프리미엄 모델을 추가하는 것과 도요타의 렉서스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럭셔리 브랜드를 통해 현대차의 미국 시장 내 지배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지난 2008년 미국 시장 점유율은 3%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4.7%까지 끌어올리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시장 점유율 상승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 최근 고급차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프리미엄급 세단인 `제네시스`를 출시했고, 이달부터는 대형 세단인 에쿠스를 판매할 계획이다. 에쿠스의 가격은 5만8000~6만4500달러(한화 6595만~7334만원)으로 책정됐다. 현재 현대차의 미국 내 800개 딜러숍 중 250곳이 에쿠스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프리미엄급 차량을 추가로 출시하고, 그와 관련한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크라프칙 법인장은 "BMW의 3시리즈와 비슷한 4도어 스포츠카 또는 렉서스 RX350과 같은 크로스오버 SUV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와 관련해서는 "`제네시스`라는 이름의 서브 브랜드를 만들어 현대차와 같은 영업소에서 판매하되 전시 공간을 분리해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두 번째 시나리오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자동차라는 이름으로 도요타의 렉서스나 혼다의 어큐라, 닛산의 인피니티와 같이 별도의 딜러숍을 운영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별도의 딜러숍을 운영하는 방안보다는 현대차와 같은 영업소에서 판매하는 계획이 더 유력시되고 있다.
크라프칙 법인장은 "모든 가능성에 대해 문을 열어두고 있지만, 새 브랜드를 만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는 상황"이라면서 "새로운 딜러숍 네트워크를 만드는데 수백만달러의 비용이 드는데다 판매에 대한 부담과 함께 자동차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계획의 핵심 숙제 중 하나는 에쿠스 판매가 어떻게 하면 더 잘되느냐는 것"이라면서 "이에 중점을 두고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지난 2008년 프리미엄 세단인 `제네시스`를 처음으로 출시하면서 럭셔리 브랜드 런칭을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하지만 당시 내부적으로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았던 데다 비용 문제 등으로 럭셔리 브랜드 론칭을 잠정 중단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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