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휴대폰을 만들던 회사가 사용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는 느낌이랄까. 특히 모토로이는 아이폰의 장단점을 분석한 뒤 한국시장 조사를 마치고 발표된 제품이라 더 그럴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 스마트폰 기능이 PC에 가깝다곤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에게 스마트폰은 `PC+폰(phone)`이라는 점도 무시할 순 없다. 이런 면에서 보면 모토로이의 폰 기능은 아이폰 보다 뛰어나다. 스마트폰을 무식하게 폰 기능으로 비교한다는 이의제기가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다른 부분에서도 모토로이가 아이폰에 비해 뒤질만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폰 사용자인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모토로이를 체험한 뒤 "모토로이의 터치감이 좋다"면서 "아이폰과 기능상 차이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애플 앱스토어의 어플리케이션 수가 더 많긴 하지만 안드로이드 마켓의 어플리케이션 정도로도 이용하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밝힌 뒤 "안드로이드 폰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면에는 메뉴·홈·뒤로가기·검색 버튼이 배치되어 있다. 화면을 켜는 버튼이 위쪽 전원버튼과 같이 사용되는 것은 다소 불편했다. 하지만 아이폰의 `누르는 홈 버튼`과 달리 모토로이는 전면을 터치스크린으로 사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것이 오작동을 방지하는 최선책이리라 생각된다.
보안설정은 번호키가 아닌 패턴그리기로 되어 있어 신기했다.
홈 화면은 역시 휴대폰 제조사답게 하단에 전화·문자·응용기능을 별도로 배치했다.
상태 표시바도 편리기능이 추가됐다. 일반폰에서는 기호로 문자수신·부재중 전화만 알려주지만, 모토로이는 상태 표시바를 클릭하는 순간 관련 정보로 바로 연계시켜 줬다. 바로가기·위젯은 좌우로 밀면서 빈 패널에 배치할 수 있게 했다.
폰 기능을 써봤다. 아이폰과 달리 통화기록이 하나씩 삭제됐다. 수신 거부도 됐다. 문자입력은 3X4 키패드·쿼티·하프쿼티 키보드·필기입력 등 사용자 취향에 맞게 쓰도록 다양했다. 특히 마이싸인 기능을 통해 한 음절의 필기입력만으로 기능전환이 이뤄져 편리했다.
터치감이 우수했다. 반응속도도 빨랐다. 일부 스마트폰의 경우 반응속도가 느려 두 번 터치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 같은 문제점은 나타나지 않았다. 화면을 터치한 상태에서 두 손가락 사이를 넓혀 이미지를 확대·축소할 수도 있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기능을 써봤다.
구글 검색, 구글 크롬 브라우저, 구글 지메일, 구글 캘린더, 구글 유튜브, 구글 지도, 구글 뉴스, 구글 보이스 등 온통 구글 세상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OS를 앞세워 거대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휴대폰 제조회사들에게 OS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자사의 서비스를 탑재하게 해 시장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올해 국내에서도 안드로이드OS 탑재폰이 모델수로 보면 스마트폰의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여, 당분간 구글의 지배력은 확산될 전망이다.
모토로이에서는 구글 오픈마켓인 안드로이드 마켓을 이용할 수 있다. 2만여 개의 어플리케이션이 등록돼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 비해선 작지만 점차 늘어가는 추세여서 큰 문제는 아니다. 또 안드로이드 마켓은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어떤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는지 보여주는 기능이 있어 편리하다. 브라우징 속도도 빨랐다.
또 하나의 매력은 스마트시계다. 모토로이를 도킹스테이션에 연결하면, 화면이 스마트시계로 바뀐다. 마치 탁상시계와도 같은 화면에서 음악·동영상·DMB·알람시계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잠자기 전 충전하면서 또는 사무실에 앉아 근무할 때 모드로 전환하기 안성맞춤이다.
출퇴근 길에서도 지상파DMB TV를 보거나 FM라디오를 청취할 수 있어 편리했다.
모토로이는 SK텔레콤(017670)을 통해 지난 10일 국내 출시된 안드로이드OS폰의 첫 작품으로,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가늠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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