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년 세계프리뷰)⑥지구촌 흔들 비경제적 요인 많다

장순원 기자I 2008.01.02 11:28:00

中, 올림픽 효과 일시적…장기적 영향 적을 듯
미국 최초의 여성대통령 혹은 흑인대통령 탄생?

[이데일리 장순원기자] 올해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비경제적 요인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크게 2008 베이징 올림픽과 미국 대선 두 가지를 손꼽고 있다. 이 두 가지 요인이 올해 세계 경제를 어떻게 움직일지 전망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예측하기 힘든 베이징 올림픽 효과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2월26일 중국이 '새로운 베이징, 새로운 올림픽'이라는 슬로건을 외치며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고 보도했다. 

13억 중국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2008 베이징 올림픽이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될까.

올림픽이 소비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베이징 올림픽 효과가 일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소비 진작의 효과가 있긴 하지만 이를 억제하는 요소들도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베이징 올림픽이 중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주장들로 인해 올림픽 이후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일시적으로 중국 경기 부양 효과 있을 것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12월 20일 ‘2008 아시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은 올림픽을 통해 세계무대로 나올 것"이며 "중국의 출현은 세계 경제, 환경, 안보에 전례 없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경기장 등 각종 인프라 건설에 따라 일자리 창출 효과가 예상되고 통신, 관광, 외식 등 서비스 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도 상승세를 나타내 중국 경제는 큰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 88올림픽 당시 90%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으며 애틀랜타(1996년)때 미국, 아테네(2004년) 때 그리스 주가도 각각 33%, 29% 상승했다.

실제 지난해 초 2700에서 시작한 중국증시는 10월 6000선을 돌파한 후 12월28일 5261.56으로 한 해를 마감했다.
 
게리 에반스 HSBC 스트래티지스트는 "중국 경제와 주식 시장은 올림픽 이후에 더 큰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가 중국인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하고 전세계 사람들에게는 존경심을 심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 에반스의 주장이다. 
 
하지만, 메릴린치는 올림픽이 중국 경제의 호재이기도 하지만 악재이기도 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올림픽 경기 중계에 열중해 생산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으며 베이징을 비롯한 일부 도시들은 오염을 줄이느라 생산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은 폐기물 이용, 환경오염 업종의 성장 제한 및 생산자책임 제도 등의 내용을 담은 '순환경제법'을 올해 통과시킬 예정이어서 기업들이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폐막 후 베이징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는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베이징올림픽경제연구회는 지난해 7월 '2008 베이징올림픽 경제보고서'를 통해 2008년 이후 베이징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서리라 전망했다. 
 
JP 모간체이스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는 2008년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빠른 속도로 달려갈 것"이라며 "올림픽은 개최도시인 베이징 경제에만 어느 정도 영향을 줄 뿐 중국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美 대선'도 지구촌 주요 변수로 등장

내일(3일) 미국 대통령 선거의 첫 출발을 알리는 아이오와(Iowa) 코커스가 열린다. 특히 초반에 기세를 올리는 후보가 유리했다는 전례에 비춰볼 때 미국 국내외의 관심은 뜨거울 수밖에 없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세계 경제가 영향을 받게 될 분야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미국 경제의 향방이다. 각 후보가 어떤 경제정책을 추진하는가에 따라 향후 5년이상의 미국경제 성장의 실적이 달라질 것이다. 이는 세계 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미국발 신용경색이 전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에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둘째, 외교정책 분야다. 현재 미국은 중동에서 두 개의 전쟁을 수행 중이다. 전쟁을 바라보는 민주·공화 양당의 시각차는 크다. 민주당 선두 주자들은 철군을 가시화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철군에 부정적이다. 또한 이란과 북한의 핵 문제 해결 방식도 다르다. 누가 당선되는가에 따라 국제관계도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셋째, 예전보다 위상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다. 어떤 통상정책이 취해질 것인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2008년 미 대선은 ‘경제 문제’가 좌우할 듯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작년 12월4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요소 둘 중 하나로써 이라크 전쟁은 지난 6월 설문조사 때보다 7% 떨어진 47%로 조사됐다.
 
반면 일자리 창출 및 경제성장이 우선 이슈라는 응답은 10% 오른 27%를 나타냈다. 
 
영국 BBC는 “현재 미국 대선을 가르는 이슈는 이라크 등의 대외적 요인보다 경제적 요인이 될 것”이라 진단하며 서브프라임 사태 등으로 악화된 경제사정이 2008년에도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 미국 대선의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에 결코 유리하지 않은 요소들이다.
 
물론 대외변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작년 12월26일 발생한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의 암살이 미 대선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 이민법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달라지는 정책은?
 
고유가와 심각한 주택문제, 불안한 신용문제 등을 안은 미국은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더는 세계 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할 수 없다는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공감한다. 
 
그러나 공화당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와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 차이는 분명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집권할 때 미국의 고립화를 우려했다. 보호 경제 성향이 짙어질 것이며, 환율 정책과 무역관련 논의들에 대해서도 보호주의 색채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작년 6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해 상당수의 FTA가 미국 노동자의 지위를 불안하게 하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상태다. 대부분의 민주당 후보도 비슷한 생각으로 알려졌다. 선거는 현재 민주당 후보가 유리한 상태다. 여성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될지, 흑인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될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을 뿐이라는게 지켜보는 이들의 관전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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