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재만기자] 인터넷업체들이 고성장을 지속하는 와중에도 향후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특히 NHN(035420)이 검색사업을 선점한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던 후발업체들이 상황을 역전시켜 보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035720)은 UCC 동영상, SK컴즈(066270)는 유무선 연동 서비스 강화를 앞세워 NHN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신규사업은 그다지 녹록치 않아 보인다. 공격적인 영업으로 이용자들을 끌어모으는 데는 성공한다 치더라도, 이것으로 수익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훈 한누리증권 애널리스트는 "NHN이 2004년 선보였던 지식인, 검색 광고 등은 당시로서는 상당히 획기적이었다"며 "인터넷업체들의 차세대 신규사업도 상상 외의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인터넷업체들은 거의 `필사적`으로 향후 먹거리를 고민하고 있다. 주말마다 창의력을 개발하는데 좋다는 책을 끼고 산다는 인터넷업체 임직원도 많다.
◇쉽지 않은 포털의 신규사업
지난 16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조신 SK컴즈 대표는 "검색부문에서 경쟁력이 있는 엠파스와 합병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창출해야만한다"며 "이를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현재로서는 검색광고가 가장 돈이 되는 사업이지만, 이것만 중시했다간 결코 NHN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인터넷시장 크기를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SK텔레콤 인터넷사업부문장을 겸직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인터넷사업 역량을 SK컴즈에 녹여 들게 하라는 `윗선`의 주문인 것이다.
SK컴즈는 국내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메신저 가운데 하나인 `네이트온`, `싸이월드`, 엠파스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당장 수익성 있는 사업모델을 내놓지는 못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조 대표도 "SK텔레콤의 무선 네이트와 결합한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려 하지만 비용이 비싸다는 인식 때문에 쉽지가 않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상황은 다음이나 NHN도 마찬가지다. 다음은 엄청난 마케팅비를 쏟아부으며 `UCC는 다음`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나가고 있지만 좀체 수익 모델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다음 입장에서는 UCC를 강조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하지만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수익을 내기 쉽지 않아 다음이 어떤 전략을 마련할 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내년 안에 UCC를 활용한 수익모델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최휘영 NHN 대표 또한 "동영상에 광고를 붙이는 등 수익모델을 만드는 것은 신중히 생각해야할 문제"라며 "어떻게 전략을 세울 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NHN 역시 신규사업을 고민 중이다. 일본 검색시장에 진출할 예정이고 IPTV사업을 가시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TH(036030)도 모회사 KT와 IPTV 사업을 전개하며 새로운 시장을 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지금은 잘나가도 신규사업 서둘러야 생존"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인터넷업체들은 절대로 다급한 처지가 아니다. NHN의 경우 최근 몇년간 역성장을 경험하지 않았을 정도로 `탄탄대로`다. 그런데도 이들은 필사적으로 신규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는 일단 인터넷업체들이 고성장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박재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터넷업체들이 타 업종에 비해 높은 주가수익률(PER)을 적용받는 이유는 그만큼 많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인터넷업체는 계속해서 신규사업을 고민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발만 뒤로 물러서도 크게 처질 수 밖에 없는 영업환경도 이들을 거친 경쟁의 세계로 내몬다.
1990년대말까지 세계를 장악했던 야후는 메일과 카페에서 다음에 밀렸고, 다음은 검색에서 NHN에 밀렸다. 한때 동호회의 최강자였던 프리챌도 한순간에 싸이월드에 밀렸다. 잠깐 게으름을 피웠던 이들은 혹독한 시련기를 겪어야 했다.
장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2007년이 상위사업자의 독식이 완성된 해라고 본다면 2008년은 해외 진출과 모바일 인터넷과 같은 컨버전스 스토리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인터넷업체들이 발 빠르게 나서야만 밸류에이션 가이드라인을 상향 조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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