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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엔비디아 제치고 한때 시총 1위 탈환…AI 투자 '반도체→플랫폼'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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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7.18 06:08:29

中 AI 충격에 엔비디아 3%대 급락…AI 인프라 투자 회의론 확산
애플 인텔리전스 중국 승인·HSBC 투자의견 상향에 투자심리 개선
SOX, 사상 최고치 대비 20% 하락 '베어마켓'…AI 투자도 순환매 양상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애플이 엔비디아를 제치고 장중 한때 다시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의 고성능 모델 등장으로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AI 반도체에서 서비스와 플랫폼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 (로이터)
애플. (로이터)
17일(현지시간)애플 주가는 이날 0.14% 오르며 시가총액이 약 4조9001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2.2%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약 4조9120달러로 줄었다. 애플은 이날 장중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엔비디아는 2025년 5월부터 약 1년 넘게 정상을 유지해왔다.

이번 순위 변화는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그동안 생성형 AI 열풍의 최대 수혜주였던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반도체 기업에 집중됐던 자금이 AI 서비스를 통해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Moonshot)이 오픈AI와 앤스로픽의 최고 수준 모델에 필적하는 오픈소스 AI 모델 ‘키미 K3(Kimi K3)’를 공개한 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국 AI 모델의 경쟁력 향상이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정점에 이른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극하면서 AI 반도체 업종 전반에 매물이 쏟아졌다는 분석이다.

토니 메도스 BRI웰스매니지먼트 투자총괄은 “애플은 자체 AI 모델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아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애플은 대규모 AI 설비투자(CapEx) 부담이 적고 서비스와 생태계, 하드웨어 교체 수요를 통해 AI를 수익화하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재평가는 AI 기대감보다는 안정적인 실적 창출 능력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최근 기술주 순환매의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 애플 주가는 지난 6월 저점 대비 21% 상승했고 올해 들어서는 23% 올라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100지수는 12%, S&P500지수는 8.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애플 주가 강세에는 중국에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출시 승인을 받은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시장에서 AI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아이폰 판매 확대와 서비스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SBC도 최근 애플의 투자 의견을 ‘보유(Hold)’에서 ‘매수(Buy)’로 상향 조정했다. 니콜라 코트-콜리송 HSBC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운영 측면의 전환점에 서 있다”며 “과도한 AI 설비투자 논란에서 자유로운 동시에 25억대에 달하는 활성 기기 기반을 활용해 새롭게 개편되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확산시킬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지난달 대대적으로 개편한 음성비서 시리(Siri)를 공개하며 AI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아이폰에 축적된 방대한 개인 데이터가 애플의 가장 강력한 AI 자산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를 핵심 가치로 내세워온 애플이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다만 애플의 시가총액 1위 복귀가 엔비디아의 경쟁력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엔비디아는 여전히 생성형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으며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핵심 수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 심리가 회복될 경우 시가총액 1위를 다시 탈환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전망이다.

AI 투자 확산의 수혜는 반도체 업계 전반으로도 넓어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은 AI 인프라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지난 5월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섰고, 이달 초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SK하이닉스도 투자자들의 새로운 관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벤저민 홀 세갈 마르코 어드바이저스 알파리서치 부사장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기존 매그니피센트7에만 머물지 않고 더 다양한 AI 수혜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 투자 열풍으로 급등했던 반도체 업종은 최근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중국 AI 스타트업의 고성능 모델 등장 등을 계기로 투자자들이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지속 가능성을 재평가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17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대비 20.2% 하락해 기술적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AI 투자 열기가 식었다기보다 엔비디아 등 일부 종목에 집중됐던 자금이 메모리 반도체와 플랫폼 기업 등 AI 생태계 전반으로 분산되는 ‘순환매(rotation)’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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