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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권 독립의 상징적인 기관인 국수본 제2대 본부장(치안정감)에 올랐던 정 변호사가 임기를 시작도 하기 전에 하루 만에 낙마하면서, 전국 18개 시도경찰청 3만 경찰의 수사를 총 지휘하는 경찰 내 핵심 수뇌부 자리에 공백 사태가 벌어졌다. 가뜩이나 국수본부장 자리에 경찰이 아닌 검사 출신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것을 두고 경찰 조직 안팎으로 술렁이던 상황에서 부실한 인사 검증 의혹까지 겹치며 후폭풍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낙마 사태로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사 검증 과정이 더욱 주목을 받게 되면서 국수본부장 자리는 한동안 공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중요하고 민감한 수사 현안 처리가 지연되는 등 당분간 경찰 조직 내 수사 지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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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경찰 내부에서 추천 절차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한 번 적합하지 못한 후보를 추천하거나 나중에 문제가 불거질 경우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인사 검증의 절차·범위·과정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면서 “관련 법령 검토와 관계 부처 의견 청취 등을 통해 신속하게 후임자 추천 절차를 추진하고, 대행체제(수사기획조정관)를 통해 경찰 수사지휘체계에 빈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정 변호사의 자녀 학폭 문제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의 진상 규명도 예고했다. 학폭 가해자로 고등학교 강제전학 처분을 받았던 정 변호사의 아들 정모(22)씨가 현재 서울대에 재학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정씨는 수시전형이 아닌 ‘수능 100%’로 선발한 정시전형으로 서울대에 합격했다는 입장이지만, 검찰 고위직 출신인 정 변호사가 법적 전문성을 이용해 아들의 징계를 최대한 연기시켜 서울대 입학을 도우려 했다는 의혹도 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