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아파트 경매 투자가 열기를 내뿜고 있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택시장의 선행지표 격인 경매시장이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9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인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평균 91.59%로 전달(88.47%)보다 3.12%포인트 뛰었다. 2009년 9월(91.2%) 이후 5년 만에 90% 고지를 점령한 것이다. 인천의 낙찰가율도 전달(87.39%)보다 4.39%포인트 급등한 91.78%로 집계돼 2008년 10월(92.7%)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부동산의 아울렛’이라 불리며 시세보다 최대한 싸게 낙찰받는 것이 목적인 경매시장에서 90%가 넘는 낙찰가율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경기지역 역시 아파트 낙찰가율이 88.99%로 전달(87.64%)보다 1.3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재건축 연한 단축을 골자로 한 9·1 부동산 대책의 주요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목동과 강남권 재건축 추진 단지의 경매 물건의 경우 감정가를 뛰어넘는 고가 낙찰이 잇따르고 있다. 재건축 추진 단지로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경매 진행된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4차 전용 96.6㎡형의 경우 15명이 경합을 벌여 감정가(8억9000만원)와 같은 가격에 낙찰됐다. 현재 시세(8억7500만원)보다 높은 가격에 팔린 것이다. 앞서 지난달 11일에는 강남구 개포 한신아파트 112㎡형은 32명이 경합 끝에 감정가(6억5000만원)의 106%인 6억9180만원에 낙찰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강남구의 10월 현재 낙찰가율은 100.30%로 100%를 넘어섰다. 이는 2006년 11월(103.55%)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높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아파트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크게 오르고 매물도 자취를 감추면서 물건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자칫 분위기에 휩쓸려 고가 낙찰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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