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공청회]①김영란법, 위헌성 있나 없나

정다슬 기자I 2014.07.11 09:56:11
[이데일리 정다슬 강신우 기자] 세월호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공직사회의 부정부패가 지목되면서, 공직자의 부정청탁과 이해관계 충돌을 방지하는 김영란법 제정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영란법은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기초한 ‘원안’과 이를 기초로 정부가 수정한 ‘정부안’, 그리고 김영주·이상민·김기식 의원들이 발의한 ‘의원안’이 있다. 이 중 ‘원안’의 핵심은 ‘직무관련성이 없어도’ 공직자가 100만원 이상의 금품·향응을 수수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에 요구되는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절성, 법익의 균형성 등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공직자의 가족들도 금품수수를 하지 못하게 하고 이를 어길 경우 처벌하는 점, 공직자의 이해관계 충돌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공직자의 가족들이 공직자의 업무와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지 못하게 한 점도 ‘연좌제 금지’와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에 위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김영란법 공청회에서는 질의자로 참석한 각 전문가들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이데일리는 사회적으로 뜨거운 감자인 김영란법에 대한 독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이날 열린 공청회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내용은 발표 및 질의자들이 사전에 준비한 자료와 실제 발언내용을 종합해 요약했다.

◇ 노동일 경희대학교 법학과 교수

모든 법안에서 설명되는 것처럼 입법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사회상규상 용인되는 금품수수의 경우는 제재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므로 문제될 수 없을 것이다. 또 오직 친족이라는 이유로 공직자가 불이익을 받을 때 연좌제 문제가 있다. 공직자와 공직자 가족이 수수한 금품 사이에 관련성이 있을 때 공직자에게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공직자에게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신고의무 위반시 제재하는 것으로서 연좌제와 무관하다.

◇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직무관련성이 입증해야만 처벌이 가능한 것은 우리나라 현 상황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왜냐면 사법부의 독립성이 완벽하게 보장되지 않고 현실적으로 직무관련성을 따지는 경우 돈·힘·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사법망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직무관련 여부와 관련 없이 금품수수를 하는 경우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원안이 채택돼야만 부정부패의 사각지대 막을 수 있다. 다만 공직자의 가족이 돈을 받았을 때, 공직자가 돌려줄 것을 요구하지만 가족이 응하지 않으면 공직자 역시 처벌받는다는 얘기가 있다.

◇정승면 법무부 법무실 법률심의관

공직자는 신고만 하면 할 도리를 다한 것이다. 그 경우 면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공직자의 행위에 직무관련성을 따져서 처벌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공직자 본인에 대해선 직무관련성과 상관없이 형사 처벌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문제의 핵심은 가족이다. 원안이든 정부안이든 가족 본인의 고유한 사회적 관계에 의한 금품·향응 수수는 면하도록 돼 있다. 달리 해석하면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가족이 금품 수수한 경우로 하게 되면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가족 처벌에 따른 위헌 소지가 생길 수 있다. 논란을 최소화해야 법의 안정성이 유지되는 것 아니겠나.

◇노영희 대한변호사협회 수석 대변인

직무관련성 여부에 따라 처벌하고 직무관련성이 없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형식이라면 현재 존재하는 뇌물 관련 법제와 특별히 차이가 없다. 핵심은 직무관련성이 없이도 형사처벌을 받게 하는 것이다. 추상적 개념은 해석·적용에 따라 달라진다. 그것은 옳지 않다. 다만, 공무원이라는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금품 주고받는 것을 제약하는 것은 특수적 요건을 조금 더 집어넣어서 처벌을 좀 더 완화시키거나 가중시키는 것이 공평타당하다.

◇이성기 경희대 법학과 교수

직무관련성은 사실 대가성 아니냐고 볼 수 있는데. 직위로 인해 돈을 받는 것을 처벌하자고 하는 것이 김영란법 원안의 핵심이라고 본다. 무조건 돈 받는다고 처벌하는 것은 원시적이다. 그걸 처벌하고 싶다면 ‘직위 또는 직책으로 인하여’를 넣으면 대다수 포괄한다. 공직자 아닌 가족에게 직무관련성 없는 금품을 문제 삼는 것은 힘들다. 가족에 대해서는 ‘직무관련성과 관련된’ 금품·향응 수수만 처벌해야 한다.

◇장유식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

단순 명쾌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돈 받았는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 직무관련성을 따질 필요없다. 오히려 이 부분을 집어 넣으면 수사기관의 개입을 부른다. 이는 문화적 차원에서 크게 변화시키는 의미가 있어서 어쨌든 공직자는 돈을 받으면 안되다는 사회 인식을 확장시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공직자의 가족이 금품을 받았을 때, 받았다는 것 자체로 공직자가 처벌받는 것이 아니라 공직자가 신고·반환하지 않았을 때 처벌받는다고 한다. 그럼, 가족이 금품을 수수했을 경우 공직자가 신고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처벌해야 하는데 공직자가 ‘그런 사실을 몰랐다’라고 말하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

◇정승면 법무부 법무실 법무심의관

그것은 수사기관이 입증해야 한다.

◇장유식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

현재 김영란법에 제안된 이해충돌방지규정에 대해 가족 등의 직업 선택 자유를 제한한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이익형량의 문제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제안된 법안들은 이해충돌방지 위반에 대해 과태료와 징계 등 처벌에 그치고 있으므로 입법의 과잉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

금융위원장 친족이 모 기업 임원이면,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라 금융위원장은 은행법을 발의·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금융위원장은 그만둬야 하나.

◇노동일 경희대학교 법학과 교수

금융위원장 예는 포괄적 예로 보이고, 특정인에게 이익준다거나 유리하게 하는 경우는 안된다고 봐야 한다. 무조건 그런 경우 법안 발의가 안 된다고 하면 국회에서 일을 할 수가 있겠다. 부당하거나 좋지 않은 영향력을 방지하는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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