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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안정보고서]③부동산시장의 지역별 온도차

신상건 기자I 2012.04.19 12:00:40

수도권 약세 vs 지방 강세 기조 지속
주택값 크게 하락할 경우 가계 빚 부실 우려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주택매매 값이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은 약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지방은 꾸준한 강세를 띠고 있다.

19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중 전국 주택 매매 값은 6.9% 상승했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계속 약세(0.5% 상승) 흐름을 보였다. 지방은 주택매매 값이 14% 올라 2010년 5.9%에 비해 오름폭이 크게 확대됐다.

올해 들어서도 수도권 주택매매 값은 내림세(1~2월중 -0.2%)지만 지방은 상승세(1~2월중 0.9%)를 이어갔다. 주택규모별 가격 움직임도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1년 1월~2012년 2월 중 소형 아파트 값은 수도권(1.7%)과 지방(25.8%) 모두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 대형 아파트 값은 수도권은 2.3% 내렸지만 지방은 9.6% 올랐다.

이처럼 2010년 이후 지방 주택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은 공급물량 감소와 전세 가격 급등, 공공기관 이전 효과, 지방 개발 호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지방의 아파트 공급물량을 보면 2006년 이후 감소세를 지속해 2011년에는 2006년(18만2000호) 절반 정도에 불과한 9만6000호로 급감했다. 또 전세가격 급등으로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된 점도 주택매매 값 상승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방의 전세값은 2010년과 2011년 중 각각 7.9%, 13.7% 상승해 수도권 전세 가격상승률을 웃도는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냈다. 가격수준 측면에서 살펴보면 지방 주택 매매 값은 2000년 이후 부동산 가격 대세 상승기에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덜 올라 최근 들어 가격 상승 기대 심리가 강하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수도권의 경우 주택값의 추가 상승 기대 약화로 주택구매 수요가 줄어든 점이 주택값 약세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2000년대 들어 주택값 상승에 힘입어 그간 주택공급물량이 비교적 많았던데다 주변보다 낮은 가격의 보금자리 주택이 공급된 점도 주택 가격 상승을 제약한 요인으로 보인다.

앞으로 수도권 주택값은 경기둔화에 따른 소득제약, 인구고령화로 인한 수요위축, 미분양 물량 누적 등 하방 위험이 우세한 상황이다. 주택 주된 수요자인 35~54세 인구가 2012년 이후 가파르게 줄어들기 시작하고 있는 가운데 30대와 40대의 주택매수심리가 금융위기 이후 위축되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미분양 물량은 2007년 이후 급증하면서 2012년 1월 말 현재 2만9000호를 기록하고 있다. 규모별로 보면 대형 평형이 수도권 전체 미분양아파트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충격으로 주택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하락한다면 가격 상승을 기대해 소득보다 과다차입한 가계 빚이 부실화되면서 금융시스템 안전성 유지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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