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내년부터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공장 분리가 의무화되면서, 전용공장을 갖춘 제약사들이 제약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생산물량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항생제 전용공장을 준공한 한미약품(008930), 일동제약(000230), 국제약품(002720)의 3파전을 예상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최근 `약국 및 의약품 등의 제조업·수입자·판매업의 시설기준령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오는 2012년부터 세팔로스포린제제 및 세포독성 항암제 공장을 다른 의약품 공장과 분리토록 의무화했다.
약리활성이 강하거나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이들 제제는 같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의약품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어 생산라인을 분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로써 2012년부터는 기존에 시행중인 무균제제, 페니실린제제, 성호르몬제제, 생물학적제제를 포함해 세팔로스포린제제 및 세포독성 항암제 생산라인도 다른 의약품 공장과 분리되지 않으면 생산할 수 없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중 세팔로스포린제제의 공장 분리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흔히 `세파계열 항생제`라고 불리는 이 제제는 국내 매출이 총 5000억원대로 항생제중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식약청에 따르면, 현재 70여개사가 세파계열 항생제를 생산중이며 이중 10곳 정도만이 세파계열 항생제 공장 분리를 완료했거나 분리할 계획을 갖고 있다.
나머지 60여개사는 전용공장을 보유한 제약사에 자사 제품의 생산을 의뢰하는 `위탁` 방식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전용공장을 갖춘 업체들간 수탁 경쟁도 이미 불이 지펴졌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내제약사중 세파계열 항생제 전용 공장을 갖추거나 완성을 앞둔 업체는 유한양행, 한미약품, 일동제약, 국제약품, 신풍제약, 보령제약 등이다.
특히 다른 업체에 비해 대규모 생산라인을 갖춘 한미약품, 일동제약, 국제약품 등이 `세파계열 항생제 수탁 경쟁` 3파전을 형성할 태세다.
한미약품은 지난 2007년 평택에 세파계열 항생제 공장을 완공했다. 국제약품은 지난해 9월 안산에 전용공장을 준공했으며 일동제약은 안성에 건설중인 전용공장이 조만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들 3개사는 모두 다른 제약사들의 전용공장보다 2~3배 규모인 연간 1500억원대의 항생제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 업체들의 세파계열 항생제 매출이 연간 500억~7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나머지 1000억원 정도의 항생제는 다른 업체로부터 위탁을 받아 생산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른 제약사로부터 수탁을 받아 대신 생산하고 일정액의 수수료를 챙긴다면 고스란히 영업이익에 플러스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전용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의 수출도 노려보겠다는 전략도 배경에 있다.
결국 2012년부터 60여개사의 세파계열 항생제의 상당 부분이 이들 3개사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연간 총 2500억원 정도의 항생제가 위탁을 통해 생산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파계열 공장분리 시행일이 확정됨에 따라 전용공장을 갖춘 업체간 수탁을 따내기 위한 경쟁도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만약 수탁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면 대규모 공장을 지어놓고도 가동 못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어 향후 2년내 치열한 수탁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전용공장을 갖춘 한 업체 관계자는 "세파계열 항생제 공장분리 의무화는 몇 년전부터 예고됐기 때문에 이미 지난해부터 수탁 경쟁이 시작됐다"면서 "시행시기가 다가올 수록 자체 생산을 포기하는 업체가 속출할 것으로 보여 수탁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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