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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CCUS 투자까지 압박한 트럼프…美는 성과 필요, 韓은 수익률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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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8.23 15: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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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투자 발표 초읽기]②
22조 CCUS도 대미투자 후보…美 속도전 속 韓 ‘옥석가리기’
CO₂ 저장·EOR 두 축 수익모델…45Q로 사업성 보완
1800마일 파이프라인·인허가 리스크는 여전히 부담

[이데일리 김상윤 황병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조기 집행을 요구하는 가운데 한미 간 셈법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시적인 투자 성과를 서둘러 내놓으려는 반면 우리 정부는 원금 회수와 적정 수익률을 담보할 수 있는 사업인지부터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한국 측에 투자 후보로 제시한 서밋 카본 솔루션(Summit Carbon Solutions)의 ‘미드웨스트 카본 익스프레스(Midwest Carbon Express)’는 한국으로서는 쉽게 받기 어려운 사업이다. 미국 정부가 지난 5월말 한국 측에 대미 투자 후보로 제시한 이 사업의 규모는 약 160억달러다. 미국 중서부 에탄올 공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해 약 1800마일(2900㎞)의 파이프라인으로 와이오밍까지 운송하는 대형 탄소포집·저장(CCUS) 프로젝트다.

이 사업의 수익구조는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포집한 CO₂를 지하에 영구 저장해 세액공제와 탄소배출권, 운송·저장 수수료를 확보하는 ‘CO₂ 스토리지’ 사업이다. 다른 하나는 CO₂를 유전에 주입해 원유 생산량을 늘리는 석유회수증진(EOR·Enhanced Oil Recovery) 사업이다.

CO₂ 스토리지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수익원 가운데 하나가 미국 정부의 45Q 세액공제다. 일정 요건을 충족해 포집한 CO₂를 지하에 영구 저장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탄소 감축 실적을 활용한 탄소배출권과 CO₂를 포집원에서 저장소까지 운반하고 저장해주는 대가로 받는 운송·저장 수수료를 더하는 구조다. 바이오에탄올은 CCUS를 적용하기 상대적으로 유리한 산업으로 꼽힌다. 에탄올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CO₂는 순도가 높아 발전소나 철강·시멘트 공장의 배기가스에서 CO₂를 별도로 분리하는 것보다 포집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또 다른 수익원은 EOR이다. EOR은 생산량이 줄어든 유전에 CO₂를 주입해 지층 내부 압력을 높이고 남아 있는 원유를 밀어 올려 추가 생산하는 방식이다. CO₂를 단순히 지하에 저장하는 대신 원유 증산에 활용해 추가 수익을 얻는 구조다. 다만 이 경우 수익성은 국제유가와 CO₂ 주입에 따른 실제 원유 회수량에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8월(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지난해 8월(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두 갈래 수익원 있어도…1800마일 파이프라인이 부담

하지만 수익원이 존재한다고 해서 투자 안정성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부담은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CAPEX)이다. 약 1800마일에 달하는 CO₂ 전용 파이프라인과 압축·운송시설, 와이오밍의 저장시설을 구축해야 하고 EOR을 병행할 경우 관련 설비 투자도 추가로 필요하다. 파이프라인 사업은 고정비 비중이 크다. 한번 건설한 뒤에는 실제 처리 물량이 수익성을 좌우한다. 연결된 에탄올 공장이 사업에서 빠지거나 CO₂ 처리량이 계획에 못 미칠 경우 t당 운송·저장 비용이 빠르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CO₂ 스토리지 사업 역시 실제 투자수익은 계약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45Q와 탄소배출권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을 에탄올 업체와 운송 사업자, 저장 사업자가 어떻게 나눌지, 운송·저장 수수료를 어느 수준으로 책정할지가 중요하다. 세제 혜택이 크더라도 막대한 건설비와 운영비를 감안하면 투자자의 최종 수익률은 별개의 문제다.

한국 기업과도 이미 인연이 있다. SK E&S는 2022년 약 1억1000만달러를 투자해 서밋 카본 솔루션 지분 약 10%를 확보했다. 다만 당시 투자는 중서부 에탄올 공장에서 포집한 CO₂를 노스다코타에 저장하는 기존 사업계획을 토대로 이뤄진 것으로, 이번에 한국 측에 제시된 와이오밍 중심 사업안과는 구조가 달라졌다.

이미 이 프로젝트는 인허가 문제로 사업 구조를 한 차례 크게 손질했다. 서밋은 당초 미국 중서부 5개주 57개 에탄올 공장을 2000마일 이상의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해 CO₂를 노스다코타에 저장하는 약 80억달러 규모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사우스다코타에서는 토지 사용과 강제수용 문제를 둘러싼 주민 반발이 이어졌고, 노스다코타에서도 CO₂ 저장시설 관련 허가와 법적 근거를 둘러싼 소송이 계속됐다.

이후 서밋은 지난 5월13일 사업 축소·노선 재편안을 발표했다. 아이오와 노선을 약 200마일 줄이고 400명 이상의 토지 소유주를 사업 영향권에서 제외했다. 일부 에탄올 공장도 연결 대상에서 빠졌으며, 기존 노스다코타 중심 계획 대신 네브래스카를 거쳐 와이오밍으로 CO₂를 보내는 서부 노선을 핵심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사업비도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기존 프로젝트는 약 80억달러 규모로 알려졌지만 한국 측에 제시된 투자 후보 사업의 규모는 약 160억달러로 파악된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와이오밍까지 연결하는 신규 파이프라인과 저장시설 등이 포함되면서 사업비가 늘어난 것인지, 별도의 투자 패키지가 포함된 것인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단독]CCUS 투자까지 압박한 트럼프…美는 성과 필요, 韓은 수익률 우선
美는 중간선거 성과 급한데…韓은 ‘될 사업’ 고른다

미국이 한국의 투자 집행을 재촉하는 배경에는 정치적 시간표도 깔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한국의 대규모 대미 투자를 미국 내 투자·고용 성과로 조기에 가시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측에서는 민간 사업자를 조기에 선정해 프로젝트를 확정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 가운데 구체적인 사업을 빠르게 발표할수록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에너지·인프라 투자와 일자리 유치 성과로 내세울 수 있다.

반면 한국의 시간표는 다르다. 3500억달러 대미 투자는 미국에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지원금이 아니라 원금 회수와 적정 수익을 전제로 한다. 장기간 운영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미국의 정치 일정에 맞춰 서둘러 결정했다가 사업비가 불어나거나 수익률이 예상치를 밑돌 경우 그 부담은 한국 측에 남는다.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와 재계가 미국이 제시한 사업을 일괄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옥석 가리기’에 나서는 이유다. 특히 CCUS처럼 수익구조가 세액공제와 탄소시장, 운송·저장 물량, EOR의 원유 생산성과 유가 등 여러 변수에 걸쳐 있는 사업은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보다 엄격하게 따질 수밖에 없다. 정부 한 관계자는 “투자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은 사업에 정부가 섣불리 참여할 경우 향후 법적 책임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 정부와 막바지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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