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신규 투자를 지방으로 유도하려면 체감할 만한 요금 차이가 필요하지만, 차등 폭이 커질수록 수도권 기업의 비용 부담과 반발도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요금 차이가 미미하면 수요 분산이라는 제도 도입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
결국 기업을 움직일 만한 요소가 되면서도 산업계가 감당할 수 있는 요금 차이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제도의 성패를 가를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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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부는 전국을 수도권·충청권·영남권·호남권 등 4개 권역으로 구분해 산업용 전기요금에 한해 차등요금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력 소비가 많은 수도권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요금을, 발전설비가 밀집한 비수도권에는 낮은 요금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물가와 직결되는 만큼 당분간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지역별 전기요금제가 도입되더라도 차등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산업 경쟁력과 지역 간 형평성을 고려할 때 급격한 요금 차이를 두기 어려워서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지에 영향을 줄 정도의 차등을 두면 수도권 산업계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고 반대로 차이가 미미하면 수요 분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효과와 수용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요금 차이를 어떤 비용을 기준으로 산정할지도 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 국내 전력요금 체계는 전국 단일요금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 지역별 요금을 적용하려면 송전·배전 비용과 송전손실, 계통 혼잡 비용 등을 어떻게 반영할지부터 정해야 한다. 어느 지역이 전력망에 더 큰 부담을 주고 있는지 또 그 비용을 어느 수준까지 요금에 전가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송전망 뿐 아니라 배전망까지 고려하면 도심 지역이 지방 외지보다 훨씬 가격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라며 “전력망 건설 비용만을 기준으로 요금을 차등화할 경우 실제 원가 구조와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지역별 비용을 전력 가격이나 망 이용료에 반영하는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7개에 달하는 시장운영기관이 전력시장에서 지역별 한계가격(LMP) 제도를 운영한다. 송전선로 혼잡 정도와 수급 상황에 따라 지역별 전력가격이 실시간으로 달라지는 구조다. 영국 역시 송전망 이용요금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고 있다.
다만 이들 제도를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제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국가마다 전력 시장 구조와 발전사업자와 송전사업의 역할, 도매가격 결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역별 전기요금제가 시행되더라도 단기간에 수도권 전력 수요를 크게 줄이기는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이미 수도권에 들어선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전기요금 때문에 지방으로 이전시키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정책 효과는 기존 시설의 이전보다는 향후 신규 투자 입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는 비수도권의 신규 전력 수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면서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을 해당 지역에서 소비하도록 하면 장기적으로 수도권으로 향하는 송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다만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와 함께 데이터센터 분산이나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등을 병행해야 한다”라며 “지자체도 새로운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했을 때 주택, 교육 등 여러 제반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190007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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