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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과 과학기술협정 6개월 단기 연장 검토

김겨레 기자I 2023.08.24 09:31:44

40여년 이어진 미중과학기술협정 27일 만료
5년 단위 갱신해 왔지만 단기 연장으로 선회
정치권서 "美기술 탈취 및 군사전용" 여론 확산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정부가 5년 단위로 갱신해온 미중과학기술협정(STA)을 6개월 단기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 미 과학기술을 이용해 중국군 현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사진=AFP)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오는 27일 만료 예정인 STA를 6개월 단기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1979년 미·중 수교 당시 체결한 STA를 통해 기초과학과 농업, 기후 분야 등에서 인적·물적 교류를 해왔으며, 일반적으로 5년 단위로 협정을 갱신해왔다. 가장 최근에는 2018년 연장됐다.

하지만 최근 5년 동안 미·중 경쟁이 심화하면서 미 정치권에서 STA가 중국 군사력 강화 및 미 과학기술 탈취에 악용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지난 6월에는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STA 연장에 반대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미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소속 앤디 바 공화당 의원은 “여러 심각한 우려에도 바이든 행정부가 협정 갱신을 모색하고 있다는 사실에 실망했다”며 “6개월 연장 기간이 만료되기 전 의회가 미국과 중국 사이의 STA를 감독할 수 있는 법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6개월 동안 미국이 협정 조건을 수정하고 강화하기 위한 협상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미 정부는 산업스파이 방지용 세이프가드 추가 또는 데이터 교환의 상호주의 요구를 반영한 재협상 등 여러 선택지를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가 중국과 STA를 파기할 경우 미 공공기관들은 중국 당국과 개별적으로 협력 조건을 협상해야 한다. 그러나 이 경우 미국이 중국의 과학 기술 진보 상황을 들여다보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국 측은 STA 갱신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우리는 미국 국가안보와 지식재산권에 있어 중국의 위협과 도전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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