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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바논 다음으로 높은 가계부채 비율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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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25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8월에 이어 석 달 만에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서 기준금리는 연 1.00%로 올라섰다.
이번 한은의 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다. 이 총재는 지난 달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1월 금리 인상을 해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등 채권 시장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 전원이 이달 금리 인상을 점쳤다.
한은이 넉 달 새 두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로 언급되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 한은의 금리 인상에 가계대출은 8월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이미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 6%를 넘어섰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대출 잔액은 9월말 1744조7000억원으로 전년말(1632조원)보다 6.9%, 112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미 목표치 6%를 훌쩍 넘어섰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34조7000억원, 2분기 41조원 증가에서 3분기 37조원 증가로 증가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증가 규모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월말 104.9%로 37개국 중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레바논(120.9%) 다음으로 높다. 높은 가계부채 규모는 내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의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기와 맞물려 경제 위협 요인이 되고 있으므로 증가세를 최대한 억제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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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 올라 9년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물가 상승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점도 금리 인상의 주된 근거가 되고 있다. 이미 올 들어 10월까지 물가상승률은 2.2%를 기록, 9년 만에 물가목표치(2.0%)를 상회할 전망이다.
특히 11월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간의 물가상승률)은 한 달 새 0.3%포인트나 올라 2.7%로 2018년 8월(2.7%)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병목 및 항만 물류 적체 등의 원가 상승 부담이 수요측 물가 상승마저 자극하고 있다는 의미다. 10월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가 전년동월비 각각 35.8%, 8.9% 올라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수입·생산자 물가상승이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내년 1월 추가 인상 가능성…급하게 오른 대출금리는 부담
지난 8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 사이클은 연 1.25~1.50%에서 막을 내릴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데일리가 조사한 채권 전문가 10명 중 7명이 내년말까지 금리가 연 1.50%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2명은 1.25%, 1명은 1.75%를 전망했다. 10명 중 8명은 내년 1분기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한은이 내년 1월 추가로 금리를 올리게 된다면 6개월새 금리는 무려 0.75%포인트 인상된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 수준에 비해 대출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금리 인상 결정에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출 금리의 급격한 상승이 경기 회복 불씨를 꺼뜨릴 수 있어서다. 9월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3.18%, 신용대출 금리는 4.15%로 올라 2019년 6월(3.25%, 4.23%)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는데 이 당시 기준금리는 연 1.75%였다.
대출의 지표금리가 되는 코픽스 금리는 1.29%로 올랐고 3개월물 은행채 금리는 1.3%를 넘어섰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때 가계 대출 이자부담액이 6월말 기준으로 12조5000억원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급증하는 이자 부담은 소비 등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가뜩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병목 장기화가 경제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에선 코로나19 확산도 부담이다. 이달부터 위드 코로나로 방역 체제가 전환되면서 사적 모임이 비교적 자유로워졌지만 코로나 확산과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사례를 고려하면 가능성은 낮지만 방역체제 재강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4일 0시 기준 사상 처음으로 4000명을 돌파했다. 위중증 환자, 사망자 역시 역대 최대치다.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84%에 가까워 코로나19 위험도가 ‘매우 높음’으로 상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