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후보로 정치권·과학계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조영화 전 성균관대 교수는 과학계 일각에서 지적하는 ‘캠코더(문 대통령이 캠프, 코드 인사, 더불어민주당 출신만 기용한다는 야당의 비판 구호)인사’라는 우려에 이같이 해명했다.
연구회 이사장직은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관리하는 자리로 임기는 3년이다. 장관급의 대우를 받기에 과학계 핵심 보직 중 하나이다. 조 전 교수는 지난달 11일 김복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박상열 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과 함께 연구회 이사장 3배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조 교수는 1953년생으로 광주광역시 출신이다. 노무현 정부의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등으로 활동했고, 2012년에는 문재인 대통령 선거캠프에 합류해 메니페스토본부 부본부장, 과학기술분과 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2017년에는 4차 산업혁명 전문가들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조 교수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기관장을 역임했고,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만한 요소가 적지 않다. 여권 성향이 지나치게 강한 인사라는 점, 출연연을 10여년 떠나있었다는 점 등은 비판 지점이다.
◇노조 질의 피해…임혜숙 장관도 이사장 후보 시기 안내 의구심
정부는 원광연 前 연구회 이사장부터 문미옥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 이경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까지 과학계 주요 보직에 당적을 보유했거나 선거캠프·당 관련해 활동해 온 인사들을 주로 임명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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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산하 슈퍼컴퓨팅센터를 흡수해 이관했고,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 구축도 주도하는 등 새로운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학계 인사는 “캠코더 인사, 현장을 오래 떠났다는 점 외에는 긍정적으로 볼 부분이 많고, 자신의 생각대로 소신껏 일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1·2대 이사장이 특별히 한 일이 없었던 상황에서 강한 개성을 기반으로 연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과기부 관료에게 향응을 제공했던 사건에 연루됐었다는 점 등에서 부적절한 인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앞서 임혜숙 장관이 공공연구노조가 세 명의 후보자에게 보낸 공개질의서에 답변하지 않은 이후 이사장에 임명된 것처럼 조 교수도 답변을 보내지 않아 연구현장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도 받았다.
노조는 최근 낸 성명서에서 조 교수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으로 활동하며 과기부 관료들에게 향응을 제공한 사건에 연루됐고, 당시 간부들이 관료들에게 수십 차례 술과 2차 접대를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기관을 운영하며 노조와의 소통도 일방적이었고, 향응을 통해 예산 확보 등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구회를 이끌 수장으로서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을 갖춘 인물인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조영화 교수 “임명되면 현장 가서 파악”
이런 비판에 조 교수는 “당시 맥주만 마시고 5분만에 자리를 나왔고, 사건에 관여되지도 않았다”며 “당시 기사를 보도한 언론에 항의했고, 감사 과정에서도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노조 질의서에 답변을 제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초대 대덕특구기관장협의회장을 맡으면서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이사장으로 임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답변서를 내기가 곤란했다”며 “(임명이 된다면) 현장에 직접 가서 상황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사장 유력설과 정치색이 너무 강하다는 지적에도 사실과 맞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교수는 “대덕연구단지에서 대덕특구로의 변화를 주도했고, 대학, 출연연에서 다양한 경험을 갖췄기 때문에 주위에서 거론했다”며 “학교에서 워드프로세서에서 작성한 데이터의 속성을 변환해 바로 DB화하는 연구에 매진해왔고, 앞으로 지능형 데이터를 연구현장에 심고자 이사장직에 도전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내 연구회 이사장을 임명한다는 방침이다. 과기부 장관은 최종 후보 1인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게 되고, 신임 이사장은 대통령 재가를 받아 최종 임명된다. 과기부 관계자는 “이달 중에는 임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석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