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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車업계,이제 볕드나 했는데…아쉬운 ‘하투’

임현영 기자I 2019.07.28 15:12:34

현대기아한국지엠 등 파업수순 밟는 중
현대-기아차 영업이익 30~50% 개선
반등기회 놓칠라 ''우려''..''윈윈'' 전략 절실

지난 4월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노조 파업으로 멈춰있는 모습(르노삼성 제공)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자동차 업계에 파업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물론 한국GM까지 파업 수순을 밟는 상황이다. 무역전쟁이 지속되는 불리한 영업 상황에도 개선된 2분기 실적을 내놓은 상황과 맞물리며, 노사갈등에 발목잡혀 자칫 반등 기회를 놓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29~3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앞서 지난 24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 발생을 만장일치로 결의한 바 있다. 찬반투표에서 과반 찬성을 획득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중지결정이 내려지면 현대차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하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기본급 12만3526원(5.8%, 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급 당기순이익의 30% 지급 △상여금 통상임금에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경영사정을 고려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아차도 현대차 노조와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23일 임금협상 10차 교섭에서 사측의 3차 제시안이 미흡하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한국GM 노조 역시 지난 24일 실시한 7차 교섭에서 사측이 일괄 제시안을 내놓으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자 “더이상 교섭할 의미가 없다”며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사 측에 △군산 휴직자 포함 전 조합원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 △통상임금 250% 규모 성과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 원 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사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 차원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하투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업계의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업계가 잇따라 작년보다 나아진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30.2%·51.3% 개선된 영업이익을 내놨다. 환율효과에 기댄 측면이 크지만 팰리세이드·텔루라이드 등 신차 효과도 맞물리면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낸 것이다. 조심스레 ‘V자 반등’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노사갈등 리스크가 다시 발목을 잡는다면 어렵게 잡은 반등기회를 허무하게 놓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노사갈등이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여러차례 확인됐다. 가장 최근 사례는 르노삼성자동차다. 노사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올해(1~5월) 르노삼성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5% 쪼그라들었다. 지난달에서야 11개월 가까이 끌어온 노사갈등을 마무리하고 정상화에 나섰으나 여전히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이미 자동차 업계의 변화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자율주행부터 커넥티드카 등 신기술을 따라잡기도 벅찬 상황이다. 회사와 노조가 힘을 합쳐 생존전략을 도모해도 시간이 넉넉치 않다. 회사와 노조가 함께 살아남는 ‘윈윈(win-win)’ 전략을 추구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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