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다시 만난 SM6 TCe는 보랏빛을 품은 검은색 ‘아메시스트 블랙(Amethyst Black)’를 입고 SM6 최고급 트림인 RE 트림의 고급스러운 실내 공간을 과시하고 있었다. SM6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존재, ‘SM6 TCe 아메시스트 블랙’은 어떤 매력을 더하고 있을까?
전세계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가 한 동안 직선에 집중했다면 르노삼성의 SM6는 곡선의 아름다움에 집중하며 르노 브랜드 고유의 감성을 강조하는데 집중했다. 날카롭게 날이 서 있기 보다는 곡선에 무게를 둬 우아하면서도 드라마틱한 감성을 통해 고유의 존재감을 뽐낼 수 있게 했다. 특히 이번에 만난 SM6 아메시스트 블랙은 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완성한다.
아메시스트 블랙이라는 이름처럼 빛을 받았을 때에는 자수정의 투명한 보라색이 느껴지는 아메시스트 블랙은 르노가 모델 라인업의 최고 트림으로 제시하는 ‘이니셜 파리(Initial Paris)’ 에디션에 적용되는 컬러로서 국내에서는 SM6의 최고급 사양인 RE에만 한정으로 적용되어 SM6를 보다 고급스럽게 드러낸다. 참고로 중세 유럽에서 보라색은 황족이나 고위 귀족만 쓸 수 있던 계급의 색이었다.
우아하고 고급스럽게 구성된 전면 디자인에 발맞춰 측면 디자인 역시 비슷한 기조를 이어간다. 실제로 측면을 가로 지르는 과감한 라인을 더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균형감을 강조했고, A필러부터 루프, 그리고 C필러로 이어지는 라인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그려 차량의 볼륨감과 여유로움을 강조했다. 한편 시승 차량인 SM6 TCe 아메시스트 블랙에는 투-톤 타입의 19인치 알로이 휠을 적용해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SM6 데뷔 이전 르노삼성의 중형 세단을 주력 모델이었던 SM5의 실내 공간은 고급스러움과 다소 거리가 멀었지만 SM6는 환골탈태의 변화를 통해 국산 중형 세단 중 가장 고급스러운 감성을 갖췄다.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추구한 대시보드와 세련된 이미지의 센터페시아의 조합을 강조했다.
시승 차량에는 부드러운 표면과 고급스러운 다이아몬드 퀄팅이 적용된 흰색 가죽을 씌운 대시보드와 깔끔한 디자인의 센터페시아에 세로로 길게 이어진 S-링크 디스플레이를 통해 모던하면서도 IT 친화적인 이미지를 드러냈다. 이외에도 깔끔한 디자인의 3-스포크 스티어링 휠 등 실내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를 더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르노삼성 SM6 TCe은 쉐보레 올 뉴 말리부 1.5T와 함께 다운사이징 터보 흐름을 이끄는 주축이다. SM6 TCe에 적용된 1.6L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190마력과 26.5kg.m의 토크를 낸다. 시장에서 경쟁 중인 쏘나타 뉴 라이즈 1.6 T-GDi(180HP/27.0kg.m)나 쉐보레 말리부 1.5T(166HP/25.5kg.m)의 출력과 비슷하거나 소폭 높은 편이다.
여기에 토크 컨버터 방식의 변속기와 유사한 부드러운 변속감을 제공하는 7단 듀얼 클러치를 조합해 빠른 변속과 효율성 개선을 추구했다. 이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7초만에 가속하며 12.3km/l(18/19인치 타이어 기준)의 복합 연비를 달성했다.
르노삼성 SM6 TCe는 프리미엄의 감성을 지향하는 대중적인 중형 세단이다. 그리고 이는 르노삼성자동차의 마케팅 및 홍보 활동에서도 드러난다. 이에 대해 혹자는 ‘르노삼성의 과도한 나르시즘’이라 비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적어도 SM6 아메시스트 블랙의 오묘한 감성을 경험한다면 프리미엄에 납득하게 될 것이다.
오묘한 보라색에 시선을 두며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편안한 감각을 즐기며 시동을 걸어보니 아이들링 상황에서 우수한 정숙성을 느낄 수 있었다. 시트 및 사이드 미러 등을 조절한 후 기어 쉬프트 레버를 바꿔 본격적인 드라이빙을 시작했다.
한편 멀티 센스를 통해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거나 개인화(Personal)에서 엔진, 변속기 반응 및 사운드를 스포티하게 설정해주면 엑셀레이터 페달 반응 속도를 높여 빠른 RPM 상승을 바탕으로 의도적이지만 풍부한 사운드가 느껴져 감성적인 부분에서도 만족감을 느낀다. 대신 에코 상황에서는 엑셀레이터 페달의 조작 반응이 무척 느려지니 감안할 필요가 있다.
조향 감각은 전륜 구동 차량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르노의 여유가 느껴진다. 특히 연이은 코너를 맞이해 연속된 조향을 할 때에도 군더더기 없이 민첩하게 반응하는 모습은 주행 내내 미소를 짓게 만든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도 부담스럽지 않은 점 역시 만족스럽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번에 경험한 SM6 TCe 아메시스트 블랙은 이전의 SM6 TCe과 비교해 노면의 충격을 조금 더 능숙하게 거르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르노삼성자동차는 “SM6의 후륜 서스펜션에 적용된 하드웨어의 사양 변화는 없으나 세세한 조율 등은 소폭 변동될 수 있다”고 답했다. 참고로 보다 편안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니 승차감을 원하는 운전자는 18인치 휠과 타이어를 선택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좋은 점: 매력적인 디자인과 시선을 끄는 아메시스트 블랙 컬러, 그리고 경쾌한 드라이빙 감각
안좋은 점: 다소 불편한 2열 공간과 승차감 그리고 경쟁력에 의문이 드는 부담스러운 가격
르노삼성 SM6 TCe 아메시스트 블랙은 분명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드라이빙을 자랑하고 또 고급스럽고 세련된 감성을 가진 다운사이징 터보 중형 세단이다. 디자인, 드라이빙은 물론 고급스러움 등 다양한 매력을 시장의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으며 SM6의 성공에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아메시스트 블랙은 국내에서 사용되는 컬러 중 가장 매력적인 컬러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물론 르노삼성 SM6 TCe의 가격이 경쟁 사의 2.0L 터보 모델은 물론 수입 중형 세단을 고려할 수 있는 2,830만원~3,260만원의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지만 그렇다고 차량의 매력이 퇴색되지 않는다. SM6 TCe는 분명 매력적인 차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