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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SM6 아메시스트 블랙 시승기 - 독특한 컬러로 고급스럽게 돌아온 SM6 TCe

김학수 기자I 2017.04.13 08:30:07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지난 겨울에 시승했던 르노삼성자동차 SM6 TCe를 다시 한 번 만났다. 대중과 기자들의 기억 속에 르노삼성 SM6 TCe는 보다 고급스럽고 세련된 디자인과 IT 친화적이면서 안락한 실내 공간 그리고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기본기 탄탄한 드라이빙의 조화를 이뤄낸 참으로 매력적인 중형 세단이었다.

2017년 4월, 다시 만난 SM6 TCe는 보랏빛을 품은 검은색 ‘아메시스트 블랙(Amethyst Black)’를 입고 SM6 최고급 트림인 RE 트림의 고급스러운 실내 공간을 과시하고 있었다. SM6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존재, ‘SM6 TCe 아메시스트 블랙’은 어떤 매력을 더하고 있을까?

르노삼성 SM6의 전장은 4,850mm으로 경쟁 모델인 현대자동차 LF소나타, 쉐보레 올 뉴 말리부에 비하면 다소 짧은 편이지만 전폭은 1,870mm으로 SM6 쪽이 조금 더 넓어, 보다 안정적인 프로포션을 자랑한다. 전고의 경우 1,460mm로 낮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낮게 깔리는 안정적이면서 역동적인 모습이다. 여기에 2,810mm에 이르는 휠 베이스는 넓은 실내 공간을 암시하며 공차 중량 역시 1,500kg 초반으로 묶어 냈다.

더욱 고급스러운 감성의 SM6 아메시스트 블랙

전세계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가 한 동안 직선에 집중했다면 르노삼성의 SM6는 곡선의 아름다움에 집중하며 르노 브랜드 고유의 감성을 강조하는데 집중했다. 날카롭게 날이 서 있기 보다는 곡선에 무게를 둬 우아하면서도 드라마틱한 감성을 통해 고유의 존재감을 뽐낼 수 있게 했다. 특히 이번에 만난 SM6 아메시스트 블랙은 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완성한다.

아메시스트 블랙이라는 이름처럼 빛을 받았을 때에는 자수정의 투명한 보라색이 느껴지는 아메시스트 블랙은 르노가 모델 라인업의 최고 트림으로 제시하는 ‘이니셜 파리(Initial Paris)’ 에디션에 적용되는 컬러로서 국내에서는 SM6의 최고급 사양인 RE에만 한정으로 적용되어 SM6를 보다 고급스럽게 드러낸다. 참고로 중세 유럽에서 보라색은 황족이나 고위 귀족만 쓸 수 있던 계급의 색이었다.

고급스러운 컬러를 입은 SM6의 전면 디자인은 동급 경쟁 모델 대비 넓은 차체와 낮은 전고에 기반한 시각적인 무게 중심을 낮춘 것을 극대화한 것이 더욱 강조된다. 특히 입체적인 컬러로 인해 프론트의 디테일과 고급감이 더욱 배가되는 점은 확실한 어필 포인트다. 여기에 C 형태의 시그니처 라이팅 실루엣이 더해진 DRL이 SM6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드러냈다.

우아하고 고급스럽게 구성된 전면 디자인에 발맞춰 측면 디자인 역시 비슷한 기조를 이어간다. 실제로 측면을 가로 지르는 과감한 라인을 더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균형감을 강조했고, A필러부터 루프, 그리고 C필러로 이어지는 라인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그려 차량의 볼륨감과 여유로움을 강조했다. 한편 시승 차량인 SM6 TCe 아메시스트 블랙에는 투-톤 타입의 19인치 알로이 휠을 적용해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한편 후면에서는 전면 디자인에서 볼 수 있던 ‘르노의 감성’을 강조한다. 차체의 폭을 강조하며 독특한 라이팅 실루엣을 가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어둠 속에서도 SM6를 단 번에 구분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를 남긴다. 또 듀얼 타입의 머플러 팁을 더해 스포티한 감성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다만 돌출된 후방 카메라와 트렁크 게이트 오픈 버튼이 배치는 디자인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한 단계 발전된 가치를 더한 SM6

SM6 데뷔 이전 르노삼성의 중형 세단을 주력 모델이었던 SM5의 실내 공간은 고급스러움과 다소 거리가 멀었지만 SM6는 환골탈태의 변화를 통해 국산 중형 세단 중 가장 고급스러운 감성을 갖췄다.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추구한 대시보드와 세련된 이미지의 센터페시아의 조합을 강조했다.

시승 차량에는 부드러운 표면과 고급스러운 다이아몬드 퀄팅이 적용된 흰색 가죽을 씌운 대시보드와 깔끔한 디자인의 센터페시아에 세로로 길게 이어진 S-링크 디스플레이를 통해 모던하면서도 IT 친화적인 이미지를 드러냈다. 이외에도 깔끔한 디자인의 3-스포크 스티어링 휠 등 실내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를 더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이전의 SM5와 비교한다면 시각적인 부분에서 고급스러움이 강조됐고, 공간 자체도 확실히 넓어졌지만 스티어링 휠 뒤에 자리를 잡은 오디오 컨트롤러가 익숙하지 않은 경우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S-링크의 인터페이스에 대한 적응 시간과 메뉴 구성의 직관성이 다소 부족하고 ‘끌어 올리기’ 등의 터치 감지가 우수하지 못해 조작의 번거로움을 느끼게 하는 경우가 잦았다.

르노삼성 SM6의 실내 공간은 두 마리 토끼를 추구했다. 1열 공간은 꽤나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추구했다. 사이드와 엉덩이 시트의 볼륨을 채워서 운전자의 몸을 단단히 고정시킬 수 있도록 했다. 대신 헤드 룸과 레그 룸의 충분한 여유를 확보했다. 또 윙-아웃 헤드레스트를 적용해 프리미엄 모델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반면 2열 공간은 다소 아쉬운 모습이다. 2열 시트 역시 고급스러운 가죽으로 제작되었고 풍성한 쿠션을 통해 높은 만족감을 자랑한다. 하지만 2열 시트의 높이가 높아 키가 큰 탑승자의 경우 헤드룸이 비좁게 느껴진다. 또 엉덩이 시트의 길이 역시 다소 짧은 편이기 때문에 2열 탑승자의 만족감이 높다고 말하긴 어려운 점이 있었다. 대신 2열 시트에도 윙-아웃 헤드레스트가 적용되어 시선을 끈다.

중형 세단의 우열을 가리는 기준 중 하나인 트렁크 공간에서 SM6는 좋은 점수를 받기 충분하다. 기본 적재 공간은 571L로 동급 모델 중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수준이다. 게다가 트렁크 게이트의 크기도 크고 게이트의 높이도 낮아서 크고 무거운 짐을 쉽게 적재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물론 2열 시트를 폴딩해서 더 넓은 적재 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품은 Sm6 TCe

르노삼성 SM6 TCe은 쉐보레 올 뉴 말리부 1.5T와 함께 다운사이징 터보 흐름을 이끄는 주축이다. SM6 TCe에 적용된 1.6L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190마력과 26.5kg.m의 토크를 낸다. 시장에서 경쟁 중인 쏘나타 뉴 라이즈 1.6 T-GDi(180HP/27.0kg.m)나 쉐보레 말리부 1.5T(166HP/25.5kg.m)의 출력과 비슷하거나 소폭 높은 편이다.

여기에 토크 컨버터 방식의 변속기와 유사한 부드러운 변속감을 제공하는 7단 듀얼 클러치를 조합해 빠른 변속과 효율성 개선을 추구했다. 이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7초만에 가속하며 12.3km/l(18/19인치 타이어 기준)의 복합 연비를 달성했다.

프리미엄이라는 단어가 부족하지 않은 SM6 TCe 아메시스트 블랙

르노삼성 SM6 TCe는 프리미엄의 감성을 지향하는 대중적인 중형 세단이다. 그리고 이는 르노삼성자동차의 마케팅 및 홍보 활동에서도 드러난다. 이에 대해 혹자는 ‘르노삼성의 과도한 나르시즘’이라 비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적어도 SM6 아메시스트 블랙의 오묘한 감성을 경험한다면 프리미엄에 납득하게 될 것이다.

오묘한 보라색에 시선을 두며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편안한 감각을 즐기며 시동을 걸어보니 아이들링 상황에서 우수한 정숙성을 느낄 수 있었다. 시트 및 사이드 미러 등을 조절한 후 기어 쉬프트 레버를 바꿔 본격적인 드라이빙을 시작했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배기량 대비 높은 토크를 바탕으로 큰 차체를 경쾌하게 이끄는 느낌이 든다. 말리부도 그렇고 이제 소형 터보 엔진으로도 중형 세단을 운영하기에는 충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엑셀레이터 페달에 따른 반응이 날카롭지 않지만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한편 멀티 센스를 통해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거나 개인화(Personal)에서 엔진, 변속기 반응 및 사운드를 스포티하게 설정해주면 엑셀레이터 페달 반응 속도를 높여 빠른 RPM 상승을 바탕으로 의도적이지만 풍부한 사운드가 느껴져 감성적인 부분에서도 만족감을 느낀다. 대신 에코 상황에서는 엑셀레이터 페달의 조작 반응이 무척 느려지니 감안할 필요가 있다.

EDC로 명명된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적용한 덕에 기본적인 변속 속도나 변속 감각은 우수한 편이다. 일상적인 주행은 물론 RPM을 높일 때에도 기민하게 변속을 이어가며 가속 시의 경쾌함이 끊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수동 모드로 조작을 할 때에도 변속 반응이나 동력이 다시 이어지는 느낌이 명료하면서도 매끄럽게 이어진다.

조향 감각은 전륜 구동 차량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르노의 여유가 느껴진다. 특히 연이은 코너를 맞이해 연속된 조향을 할 때에도 군더더기 없이 민첩하게 반응하는 모습은 주행 내내 미소를 짓게 만든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도 부담스럽지 않은 점 역시 만족스럽다.

하체의 움직임은 스포티한 편이다. 전륜에는 맥퍼슨 스트럿을, 후륜에는 토션빔을 개량한 AM링크를 적용하고 19인치 휠, 타이어를 장착한 조합을 제시한다. 이러한 조합은 우수한 주행 성능을 자랑하지만 노면의 충격을 제대로 거르지 못해 노면의 급격한 변화로 발생하는 충격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실내로 전달한다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번에 경험한 SM6 TCe 아메시스트 블랙은 이전의 SM6 TCe과 비교해 노면의 충격을 조금 더 능숙하게 거르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르노삼성자동차는 “SM6의 후륜 서스펜션에 적용된 하드웨어의 사양 변화는 없으나 세세한 조율 등은 소폭 변동될 수 있다”고 답했다. 참고로 보다 편안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니 승차감을 원하는 운전자는 18인치 휠과 타이어를 선택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물론 모든 차량이 완벽할 수 없듯 SM6 TCe 아메시스트 블랙 역시 아쉬운 점이 있다. 고속 주행상황에서의 풍절음이 다소 크게 느껴졌고 터보 엔진의 특성이라고는 하지만 6,000RPM을 채 돌리지 못하는 엔진의 특성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답답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배기량이 작은 만큼 100km/h 이상의 속도 구간에서는 가속감이 다소 더뎌지는 모습이었다.

좋은 점: 매력적인 디자인과 시선을 끄는 아메시스트 블랙 컬러, 그리고 경쾌한 드라이빙 감각

안좋은 점: 다소 불편한 2열 공간과 승차감 그리고 경쟁력에 의문이 드는 부담스러운 가격

부인할 수 없는 매력적인 다운사이징 터보 중형 세단

르노삼성 SM6 TCe 아메시스트 블랙은 분명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드라이빙을 자랑하고 또 고급스럽고 세련된 감성을 가진 다운사이징 터보 중형 세단이다. 디자인, 드라이빙은 물론 고급스러움 등 다양한 매력을 시장의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으며 SM6의 성공에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아메시스트 블랙은 국내에서 사용되는 컬러 중 가장 매력적인 컬러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물론 르노삼성 SM6 TCe의 가격이 경쟁 사의 2.0L 터보 모델은 물론 수입 중형 세단을 고려할 수 있는 2,830만원~3,260만원의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지만 그렇다고 차량의 매력이 퇴색되지 않는다. SM6 TCe는 분명 매력적인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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