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내국인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늘면서 그동안 한국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했던 숙박업소, 관광지는 호황을 맞고 있다. 이달 들어 제주도에 입도한 국내 관광객 수는 지난해 수준을 넘었다. 한국내 ‘작은 중국’으로까지 불렸던 제주도가 메르스 사태 이후 다시금 국내인들을 위한 최대 관광지가 된 셈이다.
태풍 찬홈이 지나간 15일 제주도 대표 중국인 쇼핑 거리 바오웬 거리는 한산했다. 바오젠 거리는 메르스 사태가 일어나기 전 5월 중순까지만해도 수백에서 수천명의 중국 단체 관광객들로 북적였던 곳이다. 서울 명동의 일부 점포처럼 한국인은 홀대를 받는 중국인 전용 화장품 숍이 즐비한 거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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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중국 관광객 맞기에 부산했던 이들 직원은 한국인 손님의 등장에 반가워하는 눈치였다. 한 남자 직원은 서툰 한국말로 자신들이 파는 상품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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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주말 가리지 않고 중국 단체관광 버스로 가득 찼던 성산봉 일출봉 주차장도 텅 비었다. 중국 관광객을 실은 버스는 16일 오전 9시 기준 딱 3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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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국인 대상 숙박업소는 메르스 충격을 벗어나고 있다. 한국인 이용이 많은 제주공항 렌터카하우스도 차를 빌리려는 한국 관광객이 몰려들어 북새통이다.
제주지역 방송사인 KCTV 보도국 관계자는 “제주도내 메르스 여파가 8월까지는 갈줄 알았다”며 “지금은 완연한 회복세”라고 말했다. KCTV는 7~8월 두달간 제주지역 숙박·관광 업소를 대상으로 케이블방송 수신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지역민과 고통분담을 하기 위해 평소 수신료의 절반만 받기로 한 것이다.
중국 관광객의 빈 자리를 한국 관광객이 채우고 있다는 점은 제주도 입도 통계로도 드러났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제주도에 들어온 중국 관광객 수(14만2794명)은 전년동기(28만9729명) 대비 50.7% 감소했다.
7월들어 감소세는 더 커졌다. 7월 1일 제주도에 입도한 중국 관광객 수는 2753명으로 전년(8739명) 대비 68.5% 격감했다. 3일부터 감소율(전년동기대비)은 90%를 넘었다. 지난 11일은 97.5% 감소폭을 기록했다.
대신 내국인 관광객 수 증가 폭은 지난 6월 전년동기 대비 3.6%였지만 7월 들어 10%대를 넘어섰다. 지난 15일 기준 내국인 입도 수는 3만1818명으로 전년 동기(2만602명) 대비 54.4% 늘었다. 제주도민 등 관광 이외의 목적으로 입도하는 내국인을 제외하면 제주도내 한국인 관광객 수 증가율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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