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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혁신도시 보고도 이전 기관 유치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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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원 기자I 2026.04.24 05:00:03

[불 꺼진 혁신도시, 선거 앞 유치전①]
선거 앞두고 지자체 유치 경쟁 나섰지만
‘1차 이전’ 혁신도시 공실·공동화 한계 뚜렷
“지역 교육·산업 생태계 연계해야 성공”

[이데일리 이다원 김은경 기자] 서울 소재 한 공공기관 자회사 사무실에는 최근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이 확정되기도 전이지만 각 지자체들은 ‘사전 교감’을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섰다. 지자체별 전략 산업과의 연계성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 자기 지역으로 이전하면 지방세 감면, 부지 무상대여, 이주 직원을 위한 주택 특별공급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약속하고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와 하반기 2차 공공기관 이전 발표를 앞두고 지자체의 유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각 지자체는 설명회를 열고 지원책을 쏟아내는 등 주요 기관 선점을 위한 총력전에 나선 모습이다. 향후 이전 대상 기관이 확정되면 사전에 교감을 쌓은 지자체가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은 이재명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로, 국토교통부는 현재 약 35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이전 가능성을 검토해 상반기 내 기본 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어 지방선거 이후 이전 대상 기관과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하고 이르면 연말부터 본격적인 이전 절차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정작 1차 공공기관 이전으로 조성된 혁신도시는 기대했던 지역 성장 효과를 충분히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2003년 공공기관 이전 구상을 발표한 이후 2019년 12월까지 153개 기관을 비수도권 혁신도시와 세종시 등으로 이전했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지역 성장 거점을 만들겠다는 의도였지만 10년 가까이 상권은 침체하고 도시가 텅 비는 부작용을 앓고 있다.

이데일리가 찾은 경북 김천혁신도시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나주) 상가는 한 집 걸러 한 집이 공실이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김천혁신도시 집합상가 공실률은 43%, 나주혁신도시는 36.2%로 전국 평균(10.4%)을 크게 웃돌았다. 번화가는 점심 시간에 반짝 붐비고 먹자골목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골목 전체가 통으로 텅 비어 있었다. 상가 곳곳에 ‘임대’ 팻말만 남은 채 도시가 활력을 잃은 채였다.

주말이면 직원들이 대거 수도권으로 상경해 도시가 텅 비는 공동화 현상도 반복되고 있다. 지역 내 소비가 충분히 발생하지 않으면서 경제적 파급 효과도 제한적이다. 생활 전반의 인프라가 모자라니 이주한 직원들의 주거 만족도도 낮다. 나주 살이 5년차라는 이모(40대)씨는 “거주자뿐만 아니라 집주인까지 주말이면 서울로 가고 아무도 남지 않는다”며 “단순히 공공기관만 내려보낼 게 아니라 병원, 교육기관 등 정주 인프라를 함께 조성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경북 김천혁신도시 한 빌딩에 임대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광주전남혁신도시 한국전력 앞 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단순한 기관 이전만으로는 지역 균형발전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실질적인 지역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역 교육·산업 생태계와 연계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이전의 최상위 목적은 지역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각 지역의 특화 산업과 혁신 역량을 고려해 기관을 배치하고 성장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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