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10년 넘게 방한하지 않았던 이유도 있을 것이고, 최근 갑자기 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해외 반도체 기업의 한 인사는 “빅테크들은 몇년 전만 해도 ‘찍어내는’ 메모리 반도체를 을(乙)로 여겼다”며 “굳이 한국을 찾을 필요성이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인공지능(AI) 시대 들어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한국산 고대역폭메모리(HBM) 품절은 당연한 현상이 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HBM에 집중하느라 부족해진 범용 메모리를 두고 빅테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들은 격세지감마저 느끼게 한다. 그래서 한국산 메모리가 대만 TSMC, 네덜란드 ASML처럼 ‘슈퍼 을’로 부상한다는 말까지 들린다.
이런 초호황 와중에 날아든 삼성전자 총파업 소식은 낯설게 느껴진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최근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93.1%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성과급 제도를 둘러싼 갈등이 ‘5월 총파업’으로 번질 위기다.
회사가 천문학적인 돈을 버니, 돈을 더 달라고 노조는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건 정도가 있고 때가 있는 법이다. 가장 큰 우려는 파업으로 인해 반도체 공장이 멈추면, 그 후유증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 지다. 글로벌 메모리 업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강 과점 체제’다. 특히 D램은 기술 난이도가 높아 민간 기업이 혈혈단신 도전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중국이 10년 이상 돈을 쏟아붓고 이제야 성과를 내는 게 그 방증이다.
삼성전자가 파업하면 경쟁사에 점유율을 다소 빼앗길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계산은 일차원적이다. 반도체는 신뢰의 산업이다. 황 CEO, 수 CEO 같은 스타 경영자들마저 목이 빠져라 메모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언제든 멈출 수 있는 공장’이라는 이미지는 엄청난 미래 리스크다. 삼성의 AI 골든타임 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 번 공장을 멈췄어도, 다시 돌리면 그만이라는 인식은 위험하다. 더 나아가 글로벌 산업계, 주요국 정부로부터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들어야 할지 모른다. AI 시대 들어 과점 구도 하의 메모리 공급 부족이 생각보다 심각해서다. 반도체 파업 쇼크는 통상적인 상식을 벗어날 수 있다.
‘노노(勞勞 갈등’ 역시 문제다. 이번 총파업은 현재 돈을 많이 버는 반도체(DS)부문이 사실상 주도했다. 그런데 삼성전자 내부는 완제품(DX)부문도 있다.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을 만드는 거대한 조직이다. 익명을 원한 한 DX부문 직원은 “노조가 전체 직원들이 아니라 반도체 직원들의 ‘대박’에만 매몰돼 있다”고 토로했다. 경영진이 이번 총파업을 어떻게 직원 전체의 목소리로 받아들일 수 있겠나.
삼성 경영진이라고 되돌아볼 과제가 없는 건 아니다. 이번 갈등의 불씨가 된 초과이익성과급(OPI)은 도입된지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다. 연봉의 50% 성과급은 파격적이라는데 여전히 이견이 거의 없지만, 삼성전자 위상이 20여년 사이 확 커진 것도 맞는다. 우리 사회 전반을 넘어 글로벌 산업계가 고개를 끄덕일 만한 새로운 보상 체계는 없을지, 선제적으로 고민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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