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證 “디지털자산, 자본력보단 창의·전문성…상위권 도약 기로"[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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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02.23 06:14:01

[웹3금융 시대 여는 금융사들]<2>신희진 교보증권 신사업담당 이사
“신창재 회장 당부에 지분투자나 해외 유스케이스 연구에 적극적”
“STO 법제화와 거래소 인가 맞춰 내년초 이전 첫 상품 내놓을 것”
“해외 유망 비상장주식과 국내 컨텐츠IP 활용한 RWA에도 관심”
“신사업 강한 의욕과 빠른 의사결...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디지털자산 분야는 자본력보다는 창의성과 전문성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스스로 다 해내기보단 남들과 손 잡고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하는 만큼 유연성도 중요합니다. 이런 강점을 살리면서 신사업에 대한 의욕과 빠른 의사결정까지 가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10위권 증권사이지만,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봅니다.”

신희진 교보증권 신사업담당 이사 (사진= 교보증권 제공)
신희진 교보증권 신사업담당 이사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교보증권과 교보생명그룹이 디지털자산 분야에서 다른 거대 금융그룹들과 경쟁할 수 있는 키워드를 이렇게 제시했다. 상대적으로 작은 그룹 규모나 적은 자본을 가진 증권사의 특성을 경쟁에 유리한 방향으로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드러내는 대목이다.

교보가 그동안 디지털자산에서 어떤 준비를 해왔고,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떤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지 신 이사에게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신 이사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내용.

-현재 교보증권의 신사업추진 조직은 언제, 어떤 목표로 구성됐나. 신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책임자로서 역할과 조직 구성은 어떻게 돼 있나.

△현재 우리 조직은 디지털자산비즈부라는 이름으로 돼 있고, 부서 내에 벤처사업과 디지털자산이라는 두 개의 사업파트가 함께 있는 구조다. 지난 2024년 조직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만 해도 ‘파트’로 출범했었는데 올 1월1일부터 ‘부’로 승격됐다. 현 조직은 이제 3년차를 맞고 있는데, 지금은 전체 조직원이 5명으로 구성돼 있다. 토큰증권(STO)와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에 집중하면서, 아직까지 증권사가 라이선스를 가질 수 없는 가상자산사업자(VASP)들과의 제휴나 파트너십 체결에도 신경 쓰고 있다. 특히 벤처사업이 하나의 부서 내에 있기 때문에 이들 신사업과 관련해 부서 자체가 벤처캐피탈(VC) 형태로 소수지분투자까지 직접 진행하고 있다.

-교보생명그룹 내에서 계열사들 간에는 어떻게 디지털자산 관련 업무를 분장하고 서로 협업하고 있나.

△아직까진 일부러 계열사들 간에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 영역을 나누지 않도록 하고 있다. 가상자산시장이 아직까지는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직은 모두가 공부해야 하는 영역이라 그룹 내에 조직된 디지털자산협의체가 원팀으로 일하고 있다. 그룹 내 협의체는 투자분과와 사업 및 상품분과, 기술 및 인프라분과 등으로 나눠져 있다. 이 협의체에서 계열사들 간에 공동으로 연구한 것을 제안하고, 좋은 딜이나 투자 기회가 있으면 다른 계열사들에게도 제안하는 식으로 함께 일하고 있다. 미국 대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과의 파트너십은 그룹을 대표해 교보생명이 체결했고, 이를 통해 사실상 그룹 전체가 서클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아크’의 공개 테스크넷 내에서 보험과 각종 금융상품을 기획해 보고 있다. 사업은 크게 3개의 축으로 나눠져서 일단 교보생명과 교보DTS(옛 교보정보통신)가 헬스케어를, 교보증권이 핀테크를, 교보문고가 컨텐츠를 맡아서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신창재 그룹 회장께서 디지털자산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작년 하반기 신 회장께서 ‘현재 보험사 비중이 큰 교보생명그룹을 좀 더 확장하고 키우려면 새로운 시도들을 통해 미래금융으로 가야 하며, 그를 위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 쪽으로 방향을 맞춰 가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신 회장께서 디지털자산에 관심이 많으셔서 작년 가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웹엑스라는 핀테크 행사에 제가 수행해 방문했었다. 당시 출장에서 일본 주요 금융기관들을 만났고, 이미 우리와 협력관계에 있는 SBI금융그룹과도 만남을 가졌다. 그러면서 신 회장께선 ‘지금의 규제에만 너무 얽매이지 말고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하며 당장 행동에 옮기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셨다.

-이런 오너의 관심과 주문이 사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나.

△물론이다. 신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오너의 의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실제 작년 하반기에 신 회장의 당부 이후 우리도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해외에서의 유스 케이스에 대한 스터디도 열심히 하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사업 범위와 역량 내에서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까지 감안해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 해외로 분주하게 출장 다니면서 만났던 사업자들과 많이 연결돼 있고, 디지털자산 밸류체인에서 중요한 서비스들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서비스 레이어들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아울러 디지털자산에서의 소수지분 투자도 꾸준히 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지분율 제한이 있긴 하지만, 앞으로 관련 법제화가 다 이뤄지고 나면 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확보하는 딜에 참여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룹 회장의 관심이 크고 그룹 내 협의체가 함께 돌아가니 목표 설정도 잘 되고 의사결정과 사업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것 같다.

-STO 법제화가 이미 이뤄졌는데, 교보증권은 이 분야에서 어떤 걸 계획하고 있나.

△법제화에 앞서 우리는 이미 2년 전부터 관련 조직을 만들고 스터디를 해왔다. 지난주 STO 거래소의 예비인가가 났기 때문에, 이제 곧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증권은 교보생명이 대주주로 참여한 KDX컨소시엄의 핵심 STO 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다. STO사업의 핵심은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느냐와 관련 기술 인프라를 적시 준비할 수 있느냐에 달렸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사적인 태스크포스(TF)팀 가동을 개시했다. 실제 STO 시장이 개장하는 내년 초 이전에 한 건 정도 상품 발행을 통해 매출과 수익도 창출할 생각이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유통할 수 있도록 거래소와의 연결을 위한 최소한의 인프라인 계좌 및 발행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을 할 것이다.

-STO와 실물기반 토큰화 자산(RWA) 사업은 이미 다른 증권사들도 준비하고 있는데, 교보증권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있나.

△현재 해외 파트너사와 개념검증(POC)을 하고 있는 해외 RWA를 한국으로 가져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차별화 포인트는 결국 국내 투자자들이 관심 많은 좋은 상품을 소싱해 오는 것일텐데, 구체적으로는 비상장주식을 온체인에 올린 STO를 진행해 차별성을 찾아보고자 한다. 최근 엔스로픽이나 스페이스엑스 등 곧 상장을 앞두고 있는 미국 대표 비상장주식에 대한 관심이 국내에서도 높은데, 이들 외에도 어떤 매력적인 비상장 기업들의 주식이 있을지 찾아보고 선투자가 가능할 것인지도 검토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 2024년에 이미 일본 SBI금융그룹과 STO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SBI와는 어떤 협력을 준비하고 있나.

△디지털자산 외에도 더 많은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지만, 디지털자산에만 한정해서 본다면 해외 진출을 위해 SBI와 많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SBI는 일본과 싱가포르, 태국 등지에서 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교보금융그룹 입장에서는 우리가 이들 국가에 가지고 갈 수 있는 한국물 RWA를 선별해서 현재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이들 국가에서 한국으로 해외물을 들여오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장기적으론 한국 시장이 열린다는 전제 하에서 SBI가 잘 하는 상품을 주로 가져오려고 한다. 일례로, 팬덤을 기반으로 한 컨텐츠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아티스트나 레이블을 토큰화 할 수도 있고, 아예 개별 사업으로 쪼개서 콘서트 티켓 판매와 팝업스토어, 머천다이징 등을 부분적으로 별개로 테스트해볼 수도 있다. 이는 직관적인 사업이 될 것이다. 아울러 좀 더 멀리 보면 한국 영화에 대한 선제 투자도 가능할 것 같다.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IP)를 확보해 토큰화할 수 있는데, 이런 쪽에서 연내 실증사업을 해볼 수 있도록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각 국가별로 법과 규제 체계가 달라서 그것부터 살펴야 하고 수요 조사도 해야하고 발행을 위한 쇼케이스도 해야 해서 보다 구체화하는데 시간은 다소 걸릴 것 같다.

-디지털자산 사업화에 어려움은 없나.

△한국 자체 시장의 특성이 있다. 한국은 금융사들이 리테일(개인을 상대하는 소매)이 기본이다보니 사모보다는 공모를 우선시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 소비자 보호에 아주 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공모가 아닌 사모로 기관투자가들을 모아서 하는 사업을 실행하려고 하면 어느 정도 면제 요건을 부여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실제 우리가 만나는 해외 파트너들은 거의 다 기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데, 그들이 만든 기관 대상 상품이나 인프라가 우리나라에선 소비자 보호를 이유로 막혀 있다보니 애로가 있다. 아울러 우리는 모기업이 보험사라 금융지주법에 비해 좀 더 까다롭고 보수적인 보험업법 적용을 받아야 하는 만큼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행하지 못하는 사업이 꽤 있다. 나중에 규제가 서서히 풀리겠지만, 당장엔 주어진 여건 하에서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스테이블코인 사업에서 교보생명그룹의 장점이나 단점이 있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종 산업이나 그룹과 협업도 고려하고 있나.

△그룹 차원에서 보면 은행과 카드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 보니 사업 상에 제약이 있긴 하다. 대신 장점도 있는데, 우리는 흔치 않게 보험이 강한 그룹이라 보험상품으로 스테이블코인과의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고객 수만 해도 1000만명 이상씩 보유하고 있는 오프라인 플랫폼인 교보문고도 가지고 있어 리테일 접점에서 강점이 있다. 이들을 온라인과 디지털로 데리고 올 수 있다면 다른 금융사들에 비해 큰 차별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더라도 결국 이종통화 결제가 가능해야 할텐데, 우리는 (미국을 대표하는 스테이블코인 업체인) 서클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어 이를 레버리지로 삼아 다른 기업들과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도 있을 것 같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면 어떤 분야에서 해외 수요가 가장 활발할 것으로 보나.

△아직은 개인적 생각이긴 해도, 한국에 여행 오는 외국인들에게서 수요가 많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여행 오면 뭔가 불편한 구석이 있는데, 그들이 따로 환전하지 않고도 자신의 월렛 내에 있는 다른 나라 통화를 곧바로 원화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활용한다면 어마어마한 유즈 케이스가 될 것 같다.

-교보증권이 디지털자산 분야에서 다른 대형 증권사들에 비해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우리가 가장 기대하는 건 글로벌시장 진출을 통해 우리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는 것이다. 대형사들과 달리 교보증권은 해외에 점포가 전혀 없다. 그런 점에서 디지털자산 분야는 우리가 해외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해외 진출할 때 그룹 차원에서 같이 할 수 있는 것을 상의하고 있고 실제 실행 단계에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10위권 증권사에서 상위권으로 더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로에 있다. 대형사들보다 신사업에 대한 의욕이 더 강하고 의사결정도 빠르다. 디지털자산 분야도 상대적으로 작은 조직이다보니 주 세 차례 이상 모여 회의하는 등 다들 사업에 진심이다. 이를 통해 종국에는 아시아를 모두 연결하는 디지털자산 사업자가 되고자 한다. 실제 이 분야는 자본력보다 창의성이나 전문성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스스로 다 해내기보다는 남들과 손 잡고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게 중요하며, 그런 점에서 유연성도 중요하다고 본다.

-인재 확보가 관건일 것 같은데.

△지금 계획하고 있는 사업화를 하려면 앞으로 많은 인재를 확충해야 할 것 같다. 컨텐츠와 금융 규제를 잘 이해해야 하고 내부 커뮤니케이션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수직적으로 컨텐츠를 가진 인재를 우선 채용하고 그 다음 수평적으로 딜 소싱이나 구조화금융 전문가를 채용해야 할 것이다. 사실 블록체인은 준비된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진 않다. 상품에 대한 마인드만 있으면 기술적인 부분은 금세 따라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런 점에서 외부 인재도 뽑겠지만, 내부에서도 키울 수 있다고 본다. 이를 병행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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