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투자 106조 중 43조 전장 포함 미래사업 투자
LG, 전자·이노텍·디스플레이 ‘3대 전장’ 전열 정비
올해만 6800억 투자…시장 점유율·매출 꾸준히 ↑
'25분기 연속 적자' 수익성 관건…이익 낼지 주목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LG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가운데 일찌감치 신사업으로 낙점한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산업의 ‘판’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몸집이 커지는 만큼 업계 안팎의 시선은 LG 전장 사업의 수익성 여부에 쏠리는 형국이다.
| LG전자 AR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차량 전면 유리에 주행속도, 목적지까지의 경로 등 다양한 정보를 그래픽 이미지로 보여주고 있다.(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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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최근 중장기 투자 계획을 통해 향후 5년간 총 106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43조원은 ‘미래성장’ 분야에 배정됐고, 이 중 절반에 가까운 21조원이 전장을 포함해 배터리·배터리소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기술 분야 연구개발(R&D)에 쓰일 예정이다. 그간 LG는 LG전자를 중심으로 LG이노텍·디스플레이까지 전장 사업을 확장해 왔다. 핵심축인 LG전자 VS사업부는 텔레매틱스(차량용 무선인터넷),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등 차량용 통신·멀티미디어 제품과 구동부품, 자율주행 부품 등을 생산한다. LG전자는 또 5년 전 인수한 차량용 조명회사 ZKW와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조인트벤처(JV)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LG마그나)까지 거느리며 전장 제품군 전열을 정비했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와 통신모듈 등을 생산하며 전장 사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고, LG디스플레이 역시 차량용 플라스틱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납품하며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즉 전장 사업 영역을 넓히는 와중에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성을 확보하겠다는 게 LG의 구상인 셈이다. 실제로 LG는 전장 사업에 투자를 늘려 왔다.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VS(전장)부문 투자 금액은 1220억원으로 전체 사업 중 두 번째로 많았다. 올 한 해동안 VS 신모델 개발 등에 투입할 자금은 총 6881억원에 달한다.
그 결과 LG 전장 부품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늘었다. 2018년 19.6%에 불과했던 글로벌 텔레매틱스 점유율은 올해 1분기 22.7%로 뛰었다. AV·AVN 제품의 경우 올해 1분기 시장 점유율 12.6%로 전년(11.0%) 대비 증가했다. 매출의 경우 올 1분기 1조8776억원으로 2018년 1분기(8400억원) 대비 123.52% 뛰었다. LG이노텍 전장 사업부 역시 1분기 3138억원 규모 매출을 올리며 순항 중이다.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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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전장 부문의 흑자 전환 여부다. LG전자 전장 부문은 2016년 1분기부터 25분기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6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업계는 올해를 LG 전장사업 흑자 ‘원년’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꾸준한 투자와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온 만큼 이젠 수익성을 확보할 시점이란 것이다.
일각에선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 완성차용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는 데다, 글로벌 원자재·공급망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전망이 어둡다는 우려도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성장 사업으로 정한 VS 사업부는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수익성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 LG전자 인포테인먼트 탑재 벤츠 차량 내부 모습.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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