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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證, 지난해 법인 주식 매수 전년比 415.7%↑…법인도 '동학 법인'

권효중 기자I 2021.03.21 14:04:00

삼성證 법인 고객 분석, 지난해 주식 매수 전년比 415.7%↑
올해 1~2월도 전년 대비 63.5% 늘어, ''동학 법인''化
국내는 대형 우량·배당株, 해외는 전문분야 맞춘 투자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주식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을 일컫는 ‘동학개미’에 이어 법인들도 주식 투자를 늘리는 ‘동학법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016360)은 지난 한 해 동안 자사의 법인 고객 3500여 개사의 투자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0년 기준 법인의 주식 매수 금액이 2019년 대비 415.7%나 증가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법인의 전체 주식 매수 금액의 합계를 뛰어넘은 규모다.

추가 금융소득 노린 법인도 주식 ‘사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 들어서도 증시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난달까지의 월평균 주식 매수 금액이 2020년 월평균 주식 매수 규모 대비 63.5% 늘어나, 법인들의 주식 매수 열기는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다.

해외 주식 부문만 봐도 지난 2019년 대비 2020년에는 약 9배가 증가, 주식투자 확대가 더욱 두드러졌고 2021년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식투자 규모 뿐 아니라 주식투자를 하는 법인의 수도 크게 늘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을 매수한 법인의 수는 2019년 대비 2배 이상 (1002개 → 2097개) 늘어났다. 삼성증권은 ‘동학 법인’이 늘어난 이유로 규제 부담이 큰 부동산과 절대금리수준이 낮아진 확정금리상품 등 매력이 낮아진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융소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음을 들었다.

자동차 부품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한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로 지난 해 영업 이익이 급격히 감소해, 이익 감소분을 충당하고자 금융자산의 수익성을 높여 운용해야만 했다”며 “이 과정에서 저금리 상품을 주식 등 기대 수익률이 높은 주식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조언한 삼성증권의 자문을 적극 수용해 지난 한 해 기대 이상의 금융소득을 거뒀다”고 말했다.

한상훈 삼성증권 영업솔루션담당은 “과거 금리형 자산에 치중됐던 법인의 운용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데에는 높아진 주식 시장의 매력이 크게 작용했다”며 “향후 백신보급이 늘고 경제회복이 가시화 되면 기업들의 본격적인 실적개선이 이어지며 안정적인 주식 투자를 원하는 법인들로서는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더욱 늘어나 투자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내는 대형·우량주, 해외는 전문성 살려 접근

종목별로 법인들의 투자 현황을 들여다보면 법인 고객들이 2020년부터 2021년 2월까지 투자한 종목은 대형 우량주, 배당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 고객들의 국내 주식 매수 상위 종목의 대부분은 유가증권 시장 시가총액 상위에 이름을 올린 종목들로, 지난해부터 올 2월말까지 법인고객이 매매한 국내 주식 상위 10개 종목(ETF 제외)은 △삼성전자(005930)LG화학(051910)SK하이닉스(000660)현대차(005380) 등이었다. 법인들이 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지난해 평균 주가 상승률은 75.7%를 기록,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30.8%)의 2배를 넘어섰다.

또한 이들 종목들은 전체 시장에 상장된 종목의 평균 배당 성향(2020년 연간 기준)을 10%포인트 이상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 법인 고객의 경우 안정적인 대형 우량주이면서 매년 일정한 ‘캐시 플로우’를 확보할 수 있는 고배당 종목들을 선호했다.

해외 종목들을 보면, 법인들은 대형·우량주 위주인 국내 주식 투자 패턴과는 달리 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지난 한 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매수 상위 50위에 들지 않은 종목을 4개나 포함시켰다. 이는 법인들이 자신이 영위하고 있는 산업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장성 높은 글로벌 종목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 전자 부품 제조업체인 A사는 부품 값 상승에 따른 올해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예상, 관련된 산업 섹터가 크게 성장할 것을 기대하며 해외 IT 업종에 분산 투자해 투자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이처럼 높아진 법인의 주식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해당 PB와 함께 본사의 리서치와 상품부서들이 함께 법인별 맞춤형 주식 컨설팅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재훈 삼성증권 채널영업부문장·부사장은 “단순 금리형 상품을 넘어 주식 등으로 운용 자산과 투자패턴이 다변화 된다는 것은 투자대상 선별과 사후관리, 관련 세제 등 법인고객이 원하는 관련 서비스도 복잡하고 다양해짐을 의미한다”면서 “리서치, 상품개발 등 지원부문 전문가의 역량과 다년간 진행한 자산관리 경험을 토대로 법인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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