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윤성태 휴온스(084110) 부회장은 지난달 18일 보유 주식 16만주(2.7%)를 시간외매매를 통해 총 148억원에 처분했다. 평균 매도 가격은 9만2600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배 가량 오른 금액이다. 회사 측은 “주식 매각 대금은 대출상환에 일부 사용하고 자회사 지분 확보늘리는데 사용할 계획이다”고 했다. 주가 급등으로 추가 투자를 할 여력이 생긴 셈이다.
진단시약 업체 씨젠(096530)의 천경준 대표이사는 지난달 23일 보유 주식 67만5000주(2.75%)를 268억원에 팔았다. 나종훈 국제약품 부회장은 지난달 주식 3만주를 장내에서 매도했고 김동연 부광약품(003000) 회장도 보유 주식 1만주를 처분했다. 이들 업체 모두 지난해 말에 비해 주가 상승률이 100%에 육박한다.
대웅제약의 창업주인 윤영환 회장의 장남인 윤재용씨는 대웅(003090)의 주식 7만주를 계열사에 넘겼다. 녹십자엠에스, 파미셀, 유한양행 등의 임원들도 최근 들어 주식 처분에 나섰다.
올 들어 제약·바이오업체의 주가가 치솟으면서 지난달부터 임직원들도 주식 처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지난해 말 4491.17에서 지난 13일 8933.27으로 2배 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 제약 지수 역시 3669.30에서 7055.65로 92.3% 높아졌다.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지난 6개월 동안 주가가 평균 2배 올랐다는 얘기다.
제약·바이오업체 최대주주의 친인척들도 주식 처분 대열에 가세했다. JW홀딩스, 한미사이언스, JW중외제약, 유유제약 최대주주의 친인척들이 장내에서 주식을 팔았다. 이종호 JW홀딩스 회장의 형인 이영하씨는 보유 중인 주식 26만7954주(0.47%) 전량을 매도했다. JW홀딩스의 주가는 지난해 말보다 무려 291.6% 상승했다.
경쟁업체에 전략적으로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9일 보유 중인 한올바이오파마의 주식 274만45000주 중 174만4500주를 처분했다. 대웅제약이 한올바이오파마를 인수하면서 주식을 보유할 가치가 떨어진데다 최근 한올바이오파마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보유 주식 일부를 처분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2년 296억원을 투자해 한올바이오파마의 지분 9.1%를 확보했고 이번 매각으로 272억원을 확보했다. 보유 주식의 46.6%를 팔고도 투자금의 대부분을 회수한 셈이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최근 주가 급등으로 가능해진 거래다. 지난 10일 한올바이오파마의 주가는 1만4500원으로 지난해 말(12월30일) 3840원보다 277.6% 뛰었다. 불과 6개월 전에 유한양행이 주식 매각을 시도했다면 투자금액의 원금도 건지지 못했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제약·바이오 분야에 대한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폭등했지만 앞으로도 무더기 상승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매도 타이밍을 저울질하는 눈치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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