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지난달 30일 삼성 미래전략실 팀장 8명(태스크포스인 금융일류화추진단 포함) 가운데 6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전보인사를 단행했다.
1일자로 단행된 이번 인사에서 정현호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부사장)은 인사지원팀장으로, 부윤경 삼성물산 기계플랜트사업부장(부사장)은 전략2팀장, 이준 삼성전자 기획팀 전무는 커뮤니케이션팀장, 박학규 삼성전자 무선지원팀장(부사장)이 경영진단팀장, 이수형 준법경영실 부사장은 기획팀장, 성열우 준법경영실 부사장이 준법경영실장으로 각각 선임됐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전략1팀 △전략2팀 △인사지원팀 △경영진단팀 △기획팀 △커뮤니케이션팀 △준법경영실 △금융일류화추진단(태스크포스) 등 1실·1단·6팀 체제로 이뤄졌다.
이번 인사 가운데 전자와 금융 계열사를 제외한 화학, 건설, 서비스 업종 계열사 업무를 관리·지원하는 전략2팀장에 삼성물산 출신인 부윤경 부사장이 선임된 점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제일모직의 패션사업부문을 삼성에버랜드로 이관하는 것을 시작으로 ‘삼성SDI(006400)·제일모직 합병’, ‘삼성종합화학·삼성석유화학 합병’ 등 사업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 안팎에서는 건설업을 다음 사업조정 대상으로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현재 삼성그룹의 건설사업은 삼성물산(000830), 삼성엔지니어링(028050), 삼성중공업(010140), 삼성에버랜드 등에 분산돼 있다. 이에 따라 사업 효율화를 위해 4개 회사에 분산된 건설 사업에 대한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며, 그 중심에는 삼성물산이 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 출신의 부윤경 부사장이 삼성그룹 건설사업 조정을 위해 어떤 방안을 내놓을 지가 관심이다.
이와 함께 기존 미래전략실 팀장급 인사들이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인사, 법무, 홍보 등 경영지원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미래전략실은 이건희 회장의 경영권을 세 자녀에게 승계하기 위한 작업에도 더욱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대적 팀장교체에도 불구하고 ‘최지성 실장(부회장)-장충기 차장(사장)-김종중 전략1팀장(사장)’ 등 핵심 인력이 미래전략실에 남아 있어 큰 틀은 유지하면서 사업조정과 경영권 승계에 박차를 가해 삼성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기존 미래전략실의 정금용 인사지원팀장(부사장)과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 김상균 준법경영실장(사장)을 각각 삼성전자(005930) 인사팀장, 커뮤니케이션팀장, 법무팀장으로 발령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올해 경영 키워드인 마하경영의 효율적 실행을 위해 미래전략실 팀장급 전진배치를 통해 현장을 강화하고 권한을 위임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마하경영의 취지에 따라 실행 속도를 내기 위해 인적쇄신부터 시행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삼성은 마하경영 추진을 위해 경영 전분야에 대한 총체적이고 근본적 변화를 추진을 꾀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인사로 미래전략실의 세대교체도 이뤄졌다. 지난 2010년 12월 부활한 미래전략실은 김순택 실장(부회장, 이하 당시 직급), 전용배 경영지원팀장(전무), 이상훈 전략1팀장(사장), 김명수 전략2팀장(전무), 장충기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 정유성 인사지원팀장(부사장), 이영호 경영진단팀장(전무) 등으로 출발했다.
이 가운데 장충기 사장만 미래전략실 차장으로 보직이 변경된 것을 제외하면 이번 인사로 모두 그룹을 떠나 각 계열사에 포진됐다. 삼성 관계자는 “일각에서 미래전략실 팀장의 직급이 낮은 것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며 “하지만 미래전략실 신설 당시 계열사 위에 군림하지 않고 뒤에서 업무 지원을 하자는 취지와 부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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