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르노 F1 경주車 엔진센터, '하이브리드 개발 한창'

이진철 기자I 2013.03.03 18:00:01

르노그룹 F1 기술의 산실 ''비리 샤티용센터''
다운사우징·친환경 ''하이브리드 F1 엔진'' 내년 공개

[파리(프랑스)=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프랑스 파리 시내에서 차를 타고 40여분을 달려가면 남부 근교의 비리 샤티용이라는 한적한 소도시가 나온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오면 한켠에 ‘르노 스포츠 F1’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건물이 보인다. 이곳이 바로 포뮬러원(F1) 월드 챔피언십 경주차량에 장착하는 특별한 엔진을 연구·개발하는 곳이다.

르노자동차그룹의 F1 엔진 기술의 산실인 비리 샤티용센터는 1만㎡ 규모로 250여명의 핵심인력이 F1에 필요한 엔진을 설계·테스트하는 작업에 종사하고 있다.

나탈리 피옹세뜨 르노 스포츠 F1 홍보담당 매니저는 “르노그룹은 이곳의 최신시설을 활용해 일반 자동차용 엔진과 기술도 테스트하고 있다”면서 “르노 F1의 엔진 기술이 일반 양산차에도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남부 근교 비리 샤티용에 위치한 르노 스포츠 F1 본사.
실제로 르노삼성자동차에 탑재되는 엔진은 F1의 기술을 입증받은 르노와 14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된 ‘VQ 엔진’의 닛산 기술이 결합된 최고 기술력의 종합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출시된 뉴SM5 플래티넘에 탑재된 M4R 엔진은 르노와 닛산이 공동 개발한 엔진으로 클리오, 라구나, 메간 같은 주력 모델에도 탑재돼 뛰어난 정숙성과 부드러운 주행으로 좋은 평을 받고 있다.

F1 자동차 경주대회는 1950년부터 시작된 긴 역사로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행사로 일컬어진다. 한 시즌동안 전세계 20개국의 다양한 서킷에서 경주를 진행하며, 우리나라도 2010년부터 전남 영암군의 코리아 인터내셔널서킷에서 ‘코리아 그랑프리’를 개최하고 있다.

르노 스포츠 F1의 엔지니어들은 F1 월드챔피언십 경주에 필요한 엔진을 설계, 테스트, 최적화하는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F1 월드챔피언십 대회에서 최종 우승한 세바스타 베텔(25·독일) 선수가 소속된 레드불 레이싱팀의 경주용 차에는 르노의 8기통 RS24 엔진이 장착돼 있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업계에 불고 있는 엔진 소형화(다운사우징)과 친환경 바람은 F1도 예외가 아니어서 내년부터 새로운 엔진 규정이 시행된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위해 르노 스포츠 F1 엔지니어들도 대부분 내년에 공개할 예정인 6기통 1.6리터 터보엔진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출력은 750마력으로 동일하면서도 2개의 전기모터를 장착해 기존 엔진에 비해 연료소모를 40% 줄인 첫 하이브리드 F1 엔진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파스칼 프리스만 연구·설계 담당 매니저는 “F1 하이브리드 엔진을 연구·개발하는데 대략 2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마지막 6개월간은 동력 테스트기기를 활용해 엔진의 최적화 작업을 실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르노의 비리 샤티용센터에서 개발한 F1 경주대회용 엔진을 테스트하는 모습.
비리 샤티용센터에선 12개의 테스트실에서 완성된 엔진의 동력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매주 5일간 12시간씩 F1 경기가 열리는 경주트랙 데이터를 입력해 엔진을 실제 경주하는 조건에 맞게 구동시키고 있다. 현재 개발을 진행 중인 F1 하이브리드 엔진도 테스트실에서 특유의 엔진굉음을 내가며 성능 테스트가 한창이었다.

피옹세뜨 매니저는 “동력테스트실에선 습도나 온조 조건을 설정해 엔진성능을 좀더 면밀히 확인할 수 있다”면서 “엔지니어는 경주장과 비슷한 환경조건에서 엔진이 기대만큼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내구성 시험을 통해 신뢰도를 갖춘 르노의 F1 엔진은 레드불 레이싱팀 외에도 로터스, 캐터햄, 윌리엄스 등에도 제공된다. 전체 24대의 F1 참가차량 가운데 8대가 탑재돼 F1 엔진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티에리 튜틀레어 르노그룹 아태지역 홍보총괄 매니저는 “F1 대회는 연간 400만명의 관람객과 6억명의 시청자를 보유한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답게 경주에 사용되는 차량은 최고의 자동차 기술의 집약체라 할 수 있다”면서 “르노의 엔진이 장착돼 있다는 홍보 효과와 더불어 자긍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 스포츠 F1 엔지니어들이 경주차량을 점검하는 모습.
F1 경주대회 차량에 장착된 르노의 RS27 8기통 엔진과 르노 엔진을 사용한 F1 경주대회 챔피언십 우승자의 헬멧들. 르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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