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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은 볼록하거나 오목하다. 전시장 벽 속으로 움푹 들어가 있는 작품은 손을 뻗어 작품의 실체를 확인하기 전까지 형태를 종잡을 수 없다. 단순해보이지만 쉽게 정체를 알 수 없게끔 만든 작가의 트릭에 관람객은 당황한다. 작품의 모양이 파악되면 스테인리스, 합성수지, 아크릴 등으로 매끄럽게 제작돼 주변 환경을 비추는 작품 표면에 주목하게 된다. 볼록 또는 오목한 작품에 왜곡되어 비친 관람자와 주변 환경은 환상적인 공간을 만들어낸다. 단순한 모양이지만 그 안에 무한한 다양성과 유연성이 존재한다. 위치가 뒤바뀐 땅과 하늘, 현실을 비추지만 현실이 아닌 듯 보이는 환상의 공간 등 이중성을 가진 세계에 집중하게 만든다.
전시에는 대부분 올해 제작된 실내 조각품 10점이 나왔다. 아니쉬 카푸어하면 떠오르는 형태의 작품들이 대부분이지만 붉은색 바셀린으로 만들어진 ‘밀고 당기기’는 형태와 재료면에서 차별화된다. 작가의 손이 아닌 정해진 틀에 의해 만들어진 덩어리의 모습이 예술 작품이 만들어지는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상징한다. (02)733-8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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