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주가조작·담합·탈세 등 주요 불법행위에 대한 신고포상금 상한을 없애는 데 맞춰 포상금 재원을 기금으로 통합해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신고를 독려해놓고 정작 예산이 부족해 포상금 지급을 미루거나 다른 예산을 끌어다 쓰는 문제를 막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각 부처가 예산 따로 집행하며 재원 부족…기금으로 대응
10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신설되는 공익신고장려기금으로 총 2659억 2400만원을 편성했다. 각종 신고포상금을 지급하는 포상금계정이 2549억 4600만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불공정행위 등에 따른 피해자 지원하는 간접구제계정에 각각 109억 7800만원을 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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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례가 탈세 제보다. 국세청은 최근 2년간 탈세 제보 포상금의 예산 부족으로 내부 예산을 이·전용하거나 지급 시기를 다음 해로 미룰 수 있도록 지급규정까지 바꾸는 고육책을 동원해왔다. 올해 역시 탈세 제보 증가 속에 5월 기준 포상금 집행액이 148억 3000만원에 달해, 배정받은 포상금 예산(155억 3000만원)의 95% 이상을 이미 소진한 상태다.
이 같은 문제를 막고자 부동산 탈세와 체납자 은닉재산, 차명계좌 등의 신고에 지급되는 ‘국세 공익 신고 포상금’은 585억 9400만원으로 기금에서 가장 큰 비중으로 배정됐다.
국세청 관계자는 “유의미한 제보 건수와 포상금 규모의 변동성이 크다 보니 남을 때는 불용 처리하고 모자랄 때는 예산을 이·전용하는 등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기금이 설립되면 훨씬 탄력적인 예산 운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탈세 586억·불공정거래 351억…상한 폐지에도 대비
기금에는 국세뿐 아니라 주요 부처의 신고포상금이 대거 포함돼 있다. △신고자 보호보상 및 공익신고 451억 5600만원 △불공정거래 351억원 △담합 등 248억 1700만원 △밀수 174억 8500만원 등이다.
내년 신규 도입되는 물가안정법 위반행위(매점매석 등) 신고포상금에도 313억원이 새로 할당됐다. 상위 6개 사업의 포상금 규모만 2124억원으로 전체 기금의 약 80%를 차지한다.
이 외에도 국고보조금 부정수급(99억원), 개인정보 유출(93억 6900만원), 영업비밀 해외유출(3억원) 등 다양한 소규모 사업이 포함됐다.
피해자 지원 예산으로는 109억 7800만원이 책정됐다. 소비자 불공정행위 피해구제 등을 지원하겠단 계획이나 피해자 간접구제 예산이 전체 기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 수준에 그친다.
특히 내년부터 주요 신고포상금의 지급 상한이 폐지되면서 기금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개별 부처의 연간 예산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 신고 등에 대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기금 출범까지는 국회의 문턱이 남았다. 공익신고장려기금 설치의 법적 근거가 되는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고,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는 각 포상금 사업의 편성 규모와 산출 근거, 기존 사업과의 중복 여부 등이 검증될 전망이다.
관건은 2600억원대의 재원 확충이 실제 신고 증가와 부정행위 적발, 부당이익 환수 확대로 이어지느냐다.
기획처 관계자는 “수백, 수천 개 행정법에 관행적으로 포상금 규정이 들어가지만 예측이 어려워 예산 신청조차 하지 않는 부처도 있었다”며 “기금 조성으로 신고포상금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이뤄지면 적극적인 신고를 끌어내는 유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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